패티 보이드 사진전

 

팝 역사상 가장 위험한 뮤즈

 

 
 
©김리오
 
 
 
 
 
 
 
 

당신 인생의 한 부분을 소개할 수 있다면 삶의 어느 시점을 보여줄 수 있는가? 자신의 일부를 온전히 드러낸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것은 아무런 방어없이 상대가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8월 9일까지 열릴 예정인 ‘패티 보이드 사진전’은 한 여자의 사랑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다. 패티 보이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비틀즈의 ‘Something’, 에릭 클랩튼의 ‘Layla’, ‘ Wonderful Tonight’의 주인공으로 비틀즈 조지 해리슨의 첫 번째 부인이자, 가수 에릭 클랩튼의 첫 번째 부인이었다. 조지가 패티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표현한 노래 ‘Something’, 에릭 클랩튼이 패티에게 실연당한 아픔을 노래한 ‘Layla’, 패티 보이드를 얻게 된 기쁨을 노래한 ‘Woderful Tonight’은 여전히 명곡으로 사랑받으며, 그녀는 세기의 뮤즈로 알려지게 되었다.

 

 

 

 

 

 
 
 
©김리오
 
 
 
 
 
 

전시는 영국 모델 출신 사진 작가인 ‘패티 보이드’의 현역 패션모델 시절의 사진으로 시작해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사진,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사진 작품 등으로 구성되며 패티 보이드의 시선과 감정변화의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 사진뿐 아니라 1960~70년대의 런던 거리를 재현한 미디어 아트, 에릭 클랩튼과 패티 보이드가 주고 받았던 러브레터, 패티 보이드를 노래하는 음악, 패티 보이드가 살아온 삶의 여러 순간을 주마등처럼 비춰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 설치미술 ‘시간바퀴’ 등으로 꾸며져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할 수 있다.

 

 

 

 

 

 

 
©김리오
 
 
 
 
 
 

인터렉티브 설치미술 ‘시간바퀴’는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층의 큰 톱니바퀴에 달려있는 손잡이를 잡고 돌리면 렌즈 안쪽 조명 램프의 빛이 슬라이드 필름을 투과하며, 시간바퀴 주위의 흰 벽과 천에 그 모습을 비춘다. 천에는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과 또렷한 사진이 번갈아 보인다. 우리가 과거를 회상할 때 어렴풋하게 느끼는 기억과 생생하게 떠오르는 순간의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단지 몇 개의 창문과 불빛만으로도 그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때때로 이런 상상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전시 맨 마지막 순서에 설치된 시간바퀴는 이번 전시만으로 섣불리 패티 보이드의 삶을 판단하지 말기를 당부하며, 고르지 않은 생의 기억에 대해 더듬어 볼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작품에 쓰인 사진은 모두 디지털 이미지가 아닌 낡아가는 단 하나의 사진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김리오
©김리오
 

 

 

 

Pattie Boyd_George on the lsle of skye 패티 보이드는 삼각관계로 얼룩진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곰곰이 생각하더니 “I’m me!”라고 한마디 내뱉는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내 삶을 그저 기꺼이 살았을 뿐이라고. 이번 전시는 패티 보이드의 삶을 보여주며, 타인의 시선에 갇혀 많은 것을 놓쳐버리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영국을 비롯해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등 세계 여러 곳을 거쳐 국내 최초로 개최된 이번 전시는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의 뮤즈였던 패티 보이드의 화려한 삶과 비밀스러운 순간을 공개하며, 로큰롤이 세계를 뒤흔들던 1960년대로의 향수를 한껏 안겨줄 것이다.

 

 

 

 

 

©김리오
©김리오
 
 
 
 
 
 

기사 고민주
사진 김리오, 패티보이드 사진전 제공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