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는 처음 사이트를 방문했을 때 기분 좋은 특별함을 느꼈다. 시야에 막힘 없이 펼쳐진 너른 평야와 멀리 보이는 바다, 비양도는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왔다. 세월이 느껴지는 현무암 돌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돌로 된 분묘, 밭으로 쓰였던 흔적이 존재하는 대지 안에는 자연석이 있었고, 건축물의 위치는 자연이 만들어준 자리를 따라 자연스레 정해졌다. 현재 카페 조경의 일부로 사용되고 있는 자연은 건축의 일부분이 되었다.
 
 
 
‘뵤뵤’는 순우리말로 새가 둥글게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도는 모양을 뜻한다. 건축사는 창 밖의 풍경과 바라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고자 했다. 제주의 바다가 조금 멀게 느껴진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층을 내었고, 수직 동선의 차이로 서로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높이의 차이로 다양한 시선이 형성됐고 그에 따라 입체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따뜻한 대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게 주변의 흐름에 방해되지 않는 자연스러운 공간이 되게끔 디자인했다.
 
 
 
 
 
 
 
카페의 외관은 아이들에게 집을 그려보라 하면 흔히 나오는 형상에 집중했다. 안락, 휴식, 편안함 등 ‘집’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생각했고, 원초적이며 본질적인 이 형상은 자연의 저항을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박공지붕은 눈이나 비 등을 효율적으로 막아주었으며 삼각형의 형태가 안정적인 균형감을 선사했다. 크지 않은 규모에 다양한 공간적 의미를 두고자 비움과 채움의 공간을 구성했다. 적절한 공간 배치는 주변의 형상과 아름다움을 더욱 끌어들여 머무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사선의 경계는 아래보다 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하늘과 외부로 시선을 유도하기 위한 건축적 장치로써, 수직적 관점은 하늘의 공간을 더욱 열려 보이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뵤뵤카페는 위로 갈수록 공간을 적게 점유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테라스에서 가장 큰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진입하는 출입구와 바다를 향하는 창으로 시각적인 열림을 계획하고 내부정원의 편안함과 돌담으로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층에는 3가지의 열림을 조성했다. 바다를 바라보는 열림은 2층 높이에서 비양도와 넓은 평야, 바다를 조망하기 위해서, 내부의 열림은 2층 사선 창가의 빛을 1층 안쪽까지 끌어들이기 위함이었다. 마지막 테라스의 열림으로는 흐르는 바람의 촉감을 느끼길 바랐다.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