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이너는 자연과 동양적인 것에 대한 향수를 공간에 풀어내고자 했다. 이를 위해 특정 시대에 살아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도 추억과 향수를 일으키는 요소로 말미암아 공간을 통한 세대 간의 공감을 끌어내는 것을 기본적인 콘셉트로 잡았다. 이에 더해 주민센터라는 공간의 목적에 맞게 자유로움과 편리함, 실용성이 공존하는 열린 공간을 또한 의도했다. 고객 편의를 위해 효율적인 동선을 확보하고 근무자를 위해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 또한 리모델링을 넘어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자 한 디자이너의 의도이자 공간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다.

 
주민센터라는 공간 고유의 목적은 주민을 위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시, 마을 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편리한 서비스와 커뮤니티에 집중해 공간을 기획하면서 한옥과 형식과 의미를 차용했다. 먼저, 주민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단정하고 고아한 한옥의 공간과 생활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공간을 사용하는 근무자를 위해 넓은 공간을 할애해 쾌적하고 편리한 근무 환경을 만들었으며, 주민센터를 찾는 주민이 최대한 편리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기 의자가 아닌 휴식 공간을 만들고 휴식 공간과 업무 공간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업무 공간과 휴식 공간 사이의 적당한 간격과 완충 지대 덕분에 업무를 보러 오는 목적이 아니어도 주민들이 주민센터를 찾아 쉴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이너는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적인 공간으로서의 주민센터의 역할과 주민을 하나로 모으는 감성적인 커뮤니티로서의 주민센터의 역할을 공간을 통해 부드럽게 풀어냈다. 카페의 형식을 빌린 휴식 공간은 본래의 목적인 대기 공간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나무, 벽돌, 한지 등 익숙한 소재와 전통 등(燈), 병풍, 창살 등의 친근한 형태 덕분에 편안하고 감성적인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실제 더운 날씨를 피해 주민센터를 찾아 담소를 나누는 주민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성내3동 주민센터는 한지를 사용한 조명, 목재의 부드러운 색상과 질감, 벽돌의 고풍스러운 분위기 등에서 느껴지는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도 기능적으로 충실한 공간 구획, 동선 계획 덕분에 업무를 처리하고 공간을 활용하기에도 적절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성내3동 주민센터는 주민과 주민,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주민센터를 사무적인 공간만이 아닌 감성적이고 따듯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디자이너의 의도와 주민을 위한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 본래의 목적이 잘 어우러진 따듯하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업무가 아닌 휴식과 만남을 위해 주민센터를 찾는 주민이 늘고 효과적인 공간 기획으로 업무 효율과 서비스의 질도 높아졌다. 아름다운 한옥의 모티프를 차용한 디자인, 익숙한 카페의 형식을 빌린 공간 활용, 사용자에게 편리한 공간 기획 등 모범적인 공공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족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기사 노일영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