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기 Gate Keeper, Polyurethane-painted steel, hand painted details, 1700x2750x450 © Jean Jullien

 

형형색색의 소품을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어디선가 한 번쯤은 만나봤을 법하다. 맑은 주황색 컬러에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 같은 눈, 앙증맞게 혀를 내민 얼굴 모양, 숯 검댕이 눈썹과 콧수염. 이쯤에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면, 맞다. 바로 그의 작품이다. 단순한 그림체와 화려한 컬러감을 뽐내는 장 줄리앙(JEAN JULLIEN)의 작품이 담긴 컵, 접시, 포스터 등은 유치한 듯 사랑스러운 매력이 흘러 넘친다. 친근하고 장난스러운 시선으로 관찰하는 일상의 한 장면들은 그의 손을 통해 풍부한 표정을 담은 캐릭터를 완성하고 위트 있는 작품이 된다.

전시장 전경. 지엔씨미디어 제공

현대인의 일상과 사회적 이슈를 날카롭지만 단순하게 표현하는 줄리앙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기보다 유쾌하게 바꿔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웃음을 선사한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발휘하는 심플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하며 그야말로 MZ세대들의 취향을 완벽히 저격했다. 시작 전부터 오픈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장 줄리앙의 전시, 트렌드를 좇는 요즘 세대라면 줄리앙의 앙증맞은 작품들 사이에서 인증샷 정도는 건져야 하지 않겠는가.

전시장 전경. 지엔씨미디어 제공

 

전시장 전경. 지엔씨미디어 제공

 

전시장 전경. 지엔씨미디어 제공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작품만큼은 낯설지 않은 장 줄리앙의 첫 회고전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규모 회고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그가 어린 시절부터 작업하며 보관해 온 100권의 스케치북부터 일러스트와 회화, 조각과 오브제, 미디어 아트 등 약 1천 점의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총 12개의 테마로 나뉜이번 전시를 따라가보면 작가의 마음 속 열정의 변화에 따라 작품이 변해가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다. 또한, 장 줄리앙이 전시 설치 기간에 직접 내한해 전시장 벽에 작업화 드로잉은 그의 첫 번째 회고전에 의미를 더한다.

ⓒ임정훈

 

ⓒ임정훈

장 줄리앙은 여느 일러스트 작가들처럼 항상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며 인상적인 순간을 즉흥적인 드로잉으로 기록한다. 하나의 완성작을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되는 그의 스케치북 100권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작가가 연필을 잡는 법을 익힌 순간부터 틈나는 대로 기록한 그의 습관은 평범한 일상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가 됐다.

ⓒ임정훈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줄리앙에게 드로잉은 또 다른 하나의 언어이다. 일러스트, 영상, 조각뿐 아니라 그의 모든 작품들은 그가 손으로 직접 그리는 드로잉에서부터 비롯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화해 온 그의 드로잉 스타일의 변화를 알아보고, 어떤 작품으로 완성됐는지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재미있게 관람하는 포인트가 된다.

ⓒ임정훈

 

ⓒ임정훈

 

 

‘나의 기술적 능력은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상상력에는 한계가 없다’고 말하는 줄리앙은 입체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실험적인 작업 세계를 지니고 있다. 그는 하나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비록 원하는 결실을 얻지 못해도 또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줄리앙은 동생 니코(Nico)와 함께 작업하며 영상, 설치 작업과 같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확장해 나간다. 서로에게 완벽한 파트너가 되어주는 두 사람은 지금도 여전히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행하고 실험하는 '놀이'를 함께한다.

 

ⓒ임정훈

 

ⓒ임정훈

장 줄리앙은 모든 종류의 상징, 기호가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작업한다. 마치 화장실 사인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단번에 알아채는 것과 같이, 그는 그의 그림을 접하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한다. 단순하고, 명쾌한 그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또 한 가지 요소는 바로 ‘재미’. 누구나 작품을 즐겁게 대할 수 있도록 유머러스하게 그려내 일상에 활기를 더한다.

ⓒ임정훈
ⓒ임정훈


줄리앙에게 가족은 일상 속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가족과 함께 갔던 여행, 산책그리고 대화들까지 그의 작품에 밑거름이 되며, 가족과의 끈끈한 관계는 작가의 삶에 큰 원동력으로 작
용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서 느껴지는 유머러스함과 대비되는 줄리앙의 회화 작품은 일상을 따뜻한 시선과 색감으로 담아냈다. 그의 회화 작업에서는 인조적인 소리나 활동보다 파도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같이 자연이 만들어내는 움직임에 집중해 평화로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을 변화시킬 기발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작품의 기초가 되는 스케치부터 드로잉, 실험적인 오브젝트들이 가득한 장 줄리앙의 일상을 먼저 만나보자.

포스터맨 Poster man, Mixed media, 3730x3480x3800, © Jean Jullien

 

INFO. 


전시명:《장줄리앙 : 그러면, 거기》
전시 기간: 2023년 1월 8일까지 (휴관일 없음)
전시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배움터 B2F 디자인전시관
전시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입장 마감: 오후 7시)
문의: 02-325-10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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