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 신축 재개관 기념 특별전-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
Private Moon-레오니드 티쉬코브

 

LOCATION: 사비나미술관

 

 

 

‘명상’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휴식’, ‘치유’, ‘위로’ 등 외부의 스트레스로 인해 당신의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편안함과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는 따뜻한 단어가 머릿속에 맴돌것이다. 몇 해 전부터,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보면 일상에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와 심리학 관련 도서, 공감이나 치유를 주제로 한 책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이들이 고도의 스트레스와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본인들의 지친 마음에 공감해주고, 위로 받기 원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공감과 위로를 원하는 사회를 바라보며 사비나미술관은 ‘명상(瞑想)’을 그 답으로 꼽았다. 서울 진관동 은평구에 새롭게 개관한 사비나미술관은 북한산과 개천, 둘레길 등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자 자연과 도심의 경계에 자리해 있다. 자연을 보러 왔다가 전시와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주제이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명상’을 메인 주제로 선택한 사비나미술관은 예술가들이 어떻게 명상을 작품화하고 명상이라는이 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관람객들과 함께 보며 소통하고자 했다.

 

 

 

‘명상(瞑想)’은 한자 그대로 풀면 ‘고요히 눈을 감고 깊이 생각하다’를 뜻하며, 깊이 있게 해석하면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아무런 왜곡 없는 순수한 마음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신축 재개관을 기념해 전시를 기획한 사비나미술관은 2층과 3층에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 그리고 5층에 [레오니드 티쉬코브 ] 전시 공간을 조성해 관람객들에게 명상의 가치와 의미를 찾고,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유니크한 작품 감상의 기회를 마련 했다. 전시장 내부는 세 면이 만나는 삼각형 형태의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되어있으며, 커다란 창문과 천창으로부터 들어오는 자연광이 전시장의 작품들과 어우러져 거칠지만 평온한 느낌을 준다.


2층 전시장은 자연을 소재로 작가만의 바라보기 방식과 석채, 목탄 등 다양한 표현방식이 더해져 자연과 소통하며 잠시 멈추고 바라볼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예술가들은 자연과의 교감을 시도해 자연현상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고, 관람객 또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3층 전시장에서는 예술가만의 호흡과 감각, 몰입과 안정의 방식을 보여주며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의외의 명상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는 뇌파와 생체인식센서,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작품으로 관객의 적극적인 체험을 유도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해볼 수 있는 유쾌한 명상 방식을 제안하기도 한다.

 

 


몰입의 순간
‘매일 아침 일어나 고요함 속에 자신의 내면에 깊이 몰입한다.’

 

 

 

총 28팀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참가한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은 2층과 3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명상과 관련된 작품들로 크게 4가지 카테고리의 작품들이 전시장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첫 번째 카테고리 ‘몰입의 순간’은 강운, 김윤수, 배성미, 이재삼, 최병소, 허윤희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가들의 고민과 사색을 느껴볼 수 있는 ‘몰입의 순간’에는 끊임없이 선을 긋는다든가, 반복적으로 무엇을 닦는다든가 또는 매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그려보고 기록하는 등 작가들이 명상하는 방식과 작업의 행위 등을 통해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를 보며 관람객도 작가와 공감하면서 본인만의 명상 방식을 찾아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만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세계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초월의 순간을 맛보다.’

 

 

 

작가들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자신만의 어법으로 시각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영적이고 신적인 존재와 만나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에너지나 새로운 차원의 순간을 경험하기도 한다. 박선기, 안창홍, 이벨리쎄 과르디아 페라구티, 이일호, 이정록, 장 샤오타오, 정보영, 제리 율스만이 참여한 ‘보이지 않는 세계’ 카테고리에서는 작가들이 ‘명상’이라는 주제로 생각하고 표현해낸 제3의 세계 또는 실재하지 않는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중 이정록 작가의 시리즈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장노출 상태에서 라이트 페인팅 기법으로 스트로보의 순간광을 필름 위에 중첩하는 방식으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만든 작품이다. 하늘, 나무, 바다 등 자연을 기초로 정신적이고 영적인 느낌을 담아 자신만의 신화적 풍경을 선보임으로써 낯섦 너머의 오묘한 세계를 빛으로 담고 있다.

 

 

 

흘러가는 구름처럼, 지나가는 바람처럼
‘무심코 바라본 파란 하늘의 구름, 바람에 흩날리는 초록 잎에 이내 마음이 편해지곤 한다.’

 

 

 

숨 막히게 치열한 사회, 일상 속에서 우리는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고 시달린다. 본 전시에서 만나볼 작가들은 모든 것이 빠르고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편안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말한다. 그것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기도 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창문이 되기도 하고, 인간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 낯선 흰개미의 사회가 되기도 한다. 강석호, 김성호, 마이클 케나, 송영숙, 임창민, 한애규, 허수빈 작가의 작품이 포진된 해당 카테고리에서는 바람, 흙, 바다, 나무 등 우리 주변에 머물며 친근함과 경외감을 함께 주는 자연을 주제로 해 사람들에게 휴식을 취하는 듯한 편안한 감정과 함께 안정감을 준다. 또한, 관람객들은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말로 직접 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위로와 여유를 얻을 수 있다.

 

 

 

나를 만나는 시간
‘오롯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것’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라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쉽고 편하게 명상하는 방법, 미술관에서 즐기는 편안한 휴식, 고정관념을 벗어난 예술가들의 유쾌한 명상 방식 등을 보여준다. 작가들은 명상이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으로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 명상하는 방법을 만들고 제안한다. 김기철, 김지수×김선명, 리즈닝미디어, 이준, 조던 매터, 허스크밋나븐의 작품이 포진된 카테고리는 실제로 직접 그물 위에 올라가 자연의 상징물과 함께 휴식하는 체험, 특별할 것 없어 보였던 사물들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명상하는 체험, 정신적 에너지를 이용해 팝콘을 만드는 체험 등을 통해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달을 사랑한 남자,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국내 첫 개인전
Private Moon-레오니드 티쉬코브

 

 

 

사비나미술관 5층 사비나플러스에서는 달을 사랑한 남자,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국내 첫 개인전 [Private Moon-레오니드 티쉬코브]를 만나볼 수 있다. [그리하여 마음이 깊어짐을 느낍니다: 예술가의 명상법]의 일환으로 개최된 러시아 설치예술가 레오니드 티쉬코브의 개인전으로 국내 관람객들에겐 최초로 공개되었다. 직접 제작한 인공달과 함께 세계를 여행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달빛을 비추는 레오니드 티쉬코브는 2003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현대미술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북극, 뉴질랜드, 프랑스, 대만,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장소에서 설치 프로젝트인 을 진행해 왔다. ‘달’이라는 신비로운 이미지의 주제는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초현실적이고 동화 같은 판타지를 경험하게 한다. 동시에 이번 전시는 이상향을 실현하는 의미로 각박한 현대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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