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GUE like a painting

사진과 명화이야기

 

 

© 김리오

 

 

 

 

 

그림은 인상적이다. 붓터치만으로 대상의 인상과 분위기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이 때 대상은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된다. 그림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화가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느냐’다. 어떤 작품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날의 날씨와 바람마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작품은 관람객의 관점에 따라 제각각 다른 형태로 다가온다. 오는 10월 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展: 사진과 명화이야기>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해카라바조, 르누아르, 고흐, 달리, 클림트와 같은 화가들의 걸작들을 사진으로 재해석했다. 세계 3대 패션 사진작가로 알려진 어빙 펜,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등 현대의 시각으로 바라본 고전 회화는 우리에게 색다른 시선을 제공할 것이다.

 

 

 

 

 

 

 

© 김리오

© 김리오

 

 

 

 

 

이번 전시는 패션 잡지 보그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작품을 통해 패션 사진과 명화의 관계를 새롭게 탐구한다. 세계에서 가장영향력 있는 사진 작가 어빙 펜,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등 대가들은 명화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시선으로 회화를풀어낸다. 교과서나 미술관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명화는 포토그래퍼의 시각을 통해 재해석되어 사진의 대상이나 기술,구성 면에서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부터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대의 미술사를 보여준다.

 

 

 

 

© 김리오

© 김리오

 

 

 

 

 

 

전시는 초상화– 정물화–로코코–풍경화–아방가르드에서 팝 아트까지 - 보그 코리아, 영상, 오브제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작품에는 영감을 받은 고전 회화와 그에 대한 설명이 함께 부착되어 있어 손쉽게 그 차이를 느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팀 워커는 패션 화보계의 피터팬이라 불린다. 그는 순수함과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다. 다음 페이지에서는 하늘색의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긴 옷자락을 드리운 채 계단을 올라가는 사진을 발견할 수 있다.

 

 

 

 

 

 

© 김리오

 

Tim Walker_Lily Cole on Spiral Staircase, Whadwan, Gujarat, India, 2005_ⓒ Tim Walker

 

 

 

 

위 작품은 팀 워커가 인도를 여행하던 중 발견한, 폐허가 된 궁전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그는 처음 이곳을 마주하고 궁전 안의 나선형 계단에서 긴 옷자락을 난간 아래로 드리운 모델의 이미지를 상상했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궁전에 어울리는 긴 드레스와 그가 가장 아끼는 모델 릴리 콜을 데리고 인도로 다시 돌아가 촬영한다. 치밀한 준비 과정이 있었음에도 우연히 누른 셔터 한 컷으로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사진은 19세기 영국의 화가 에두아르드 프레데릭 빌헬름 리히터가 그린 <푸른드레스> 속 여인을 연상시킨다.

 

 

 

 

© 김리오

© 김리오

 

 

 

우리는 일상의 많은 순간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것이 그림일 수 있고, 음악이, 어쩌면 누군가의 말 한마디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이번 전시는 사진으로 구체화된 작가의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고전 회화에서 사진으로. 영감에 영감을 거듭한 작품들이 당신에게 어떤 씨앗을 심어놓았을지 궁금하다.

 

 

 

 

기사 고민주

사진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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