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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Near Missed Things

 

 

 

 

©김리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 중 한 구절이다.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한다. 어제 지나쳐왔던 길, 같은 버스, 항상 마주치는 사람들. 그 관계 속에서 풍경은 서서히 희미해지고 그저 지루한 회색 배경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오는 7월 16일까지 열리는 크리에이터 그룹 아더(ADER)의 전시 는 ‘But near missed things(가까이 있는 것을 놓치다)’를 컨셉으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주변의 흔한 것들이 하나의 콘텐츠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평범한 일상에 새로운 시선을 제공할 것이다.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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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그룹을 구성하는 각 팀의 머릿속을 상징하는 8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진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사원증이 팬에 걸린 채 허공에 나부끼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원증은 실제로 아더 에러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시원한 바람 통로를 지나치면 계속해서 튀어 오르는 탁구공을 찾아볼 수 있다. 아더 마케팅 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형상화한 것이다. 전시 공간 전체를 한 눈에 내려볼 수 있도록 설치된 계단은 다양한 정보와 새로운 흐름을 예측, 반응하는 마케터의 감각을 표현하며 신발 신은 지팡이는 고객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한다.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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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공간은 디자인 팀이다. 스케치와 펜을 매단 채 돌아가는 타이어 레일은 분주히 움직이는 디자인 팀의 모습을 표현한것이다. 이곳에서는 아더의 미공개 디자인 드로잉과 Inspiration Swatch를 엿볼 수 있다. 알, 꽃 등 예상치 못한 내용물이 담긴 쓰레기통을 비롯해 내부 거울을 통해 다방면으로 반사되는 이미지는 엉뚱한 생각들로 가득한 아트 팀을 위트 있게 보여준다.

 

 

 

 

 

©김리오

 

 

 

 

 

디렉터 팀은 한쪽 벽면을 가득 매운 시계로 시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분 단위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 최고의 결과물을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천장 높이까지 쌓여 있는 구겨진 종이만으로도 그들의 고뇌를 느낄수 있다.

 

 

 

 

 

 

©김리오

 

 

 

 

 

일렁이는 촛불만이 어두운 실내를 밝히는 이곳은 커뮤니케이션 팀이다. 전화벨이 쉴 새 없이 울려댄다. 종이뭉치, 흔들리는 촛불, 전화기 설치물, 각종 운송장 등을 활용해 실제 커뮤니케이션 팀의 모습을 연출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전화벨 소리는 어두운 실내와 어우러지며 밤낮없이 활발히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팀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김리오

 

 

 

 

형형색색의 볼풀공이 통로를 가득 매운 이곳은 컨텐츠 팀이다. 포토그래퍼 Can Dagarslani와의 이미지 작업물 중 공개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컷을 소개한다. 벽면에 걸려있는 의류는 실제 촬영에서 쓰였던 제품이다. 컨텐츠 팀은 전시 공간 중 관람객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자 장난기 가득한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어지는 공간은 MD팀으로 택배상자와 운반용 손수레 등의 전시물을 활용해 아더 에러의 제품관리, 유통과정을 표현했다.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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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마지막 순서는 아더의 독자적인 브랜드 라이프 스타일 팀 로 모래와 당근, 채소를 가득 싣은 리어카가 그 정체성을 드러낸다. 전시는 아더를 이야기하며 일상에 유쾌한 농담을 건넨다. 평범한 것에 행위를 더하면 의미가 되고, 장소를 달리하면 근사한 오브제가 된다. 대상은 그대로다. 달라진 건 우리의 관점이다. 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굳어져 버린 일상에 신선한 환기를 제공할 것이다.

 

 

 

 

 


기사 고민주
사진 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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