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춥다. 바람이 분다. 춥다. 어깨가 움츠러 들고, 이가 덜덜 떨린다. 길거리 이쪽에서는 Idina Menzel이 부른 Let it GO가 들리고, 저쪽에서는 Kristen Bell이 부른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이 들린다. 머릿속으로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과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속 한 장면을 떠올리려 애쓰지만, 글쎄. 여기는 아렌델이 분명하다. [겨울왕국(Frozen)] 속에서는 진정한 사랑이 그 겨울의 저주를 풀었다지만, 진정한 사랑을 찾기 전에 우선 따뜻한 온기가 시급하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고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절절하게 깨닫는 계절, 겨울이다. 여름에는 그토록 겨울의 신선한 공기와 눈발이 그리웠는데, 겨울이 되니 그렇게 따뜻한 여름의 햇살이 그리울 수 없다. 밖에 나가 무언가를 하기에는 날씨가 날 가로막고 집 안에서도 덜덜 떨게만 되는 이 날,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

 

가끔 이렇게 추운 날은 담요 속으로, 쿠션 하나 들고 쏘옥 빠져 들어보자. 바닥에 두툼한 러그 한 장이 깔려 있다면 그렇게 든든할 수 없겠다. 그렇게 담요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하하 웃어 넘길 수 있는 [굿 플레이스(Good Place)] 혹은 [브루클린 나인나인(Brooklyn Nine Nine)] 같은 넷플릭스 드라마라도 찾아보자. 아니면 IXDesign 한 권 꼭 안고 내 삶의 다른 디자인을 한 번 꿈꿔보는 것도 좋겠다.

 

 

#Rugs
MAKING YOUR SPACE MORE WARM

 

 


러그(Rug)는 본래 마루나 방바닥에 까는, 거칠게 짠 직물 제품을 뜻한다. 흔히 그 사용처 때문에 카펫과 혼용되기도 하나, 러그는 마루 전체를 덮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카펫과 차이가 있다. 한국의 경우 온돌과 보일러, 전기 매트 등으로 인해 그 필요성이 등한시되어 왔지만 근 몇십 년 간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해 새롭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

 

러그를 바닥에만 깐다는 것도 사실 알고보면 편견에 불과하단 사실. ‘벽에 거는 러그’는 서유럽에서 과거 ‘태피스트리(Tapestry, 벽 장식을 위해 쓰인 장식용 작물)’를 벽에 걸던 문화에서 기인했다. 태피스트리는 주로 전설과 성경의 내용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데 쓰였지만, 점차 인테리어를 위한 하나의 소품으로 발전, 변화해 온 것이다.

 

‘벽에 거는 러그’라고 해서 다른 러그와 크게 다를 게 없다. 벽 장식을 위한 러그가 따로 출시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러그를 집 어디에, 어떻게 배치하는지, 또 어떤 러그를 배치하는 지는 순전히 ‘취향’에 달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러그는 작은 크기와 가벼움 덕택에 최근 몇 년 간 가장 인기 있는 인테리어 아이템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계절감을 나타내기 위해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렇게 쌀쌀한 날, 두툼한 러그로 공간을 조금 더 따스하게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Cushion

HUG YOUR CUSHION, FEEL MORE COMFORTABLE

 

 

 

쿠션. 꽤 익숙해 잘 아는 것 같지만 오히려 우리가 잘 모르는 소품이기도 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쿠션은 부드러운 겉감에 속은 솜으로 가득 채운,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무언가에 가깝다. 하지만 쿠션은 생각보다 더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 때로는 울, 깃털, 폴리에스테르부터 다른 동물의 털이나, 심지어 종이까지 쿠션의 충전재가 되곤 했다.


쿠션을 쓸 수 있는 곳도 생각보다 다양하다. 꼬옥 안고 있으면 금새 온기가 차오르고, 가끔 씩은 베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적절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면 방석으로 쓸 수도 있고 때로는 피로한 등과 허리를 위해 등받이가 되어주기도 한다. 우리에게 편안한 휴식을 선사하는 빈백 역시 그 모양과 재료, 제작과정의 유사성의 측면에서 볼 때, 하나의 거대한 쿠션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쿠션은 정말 다양한 형태와 소재, 또 모양으로 제작된다. 그렇기에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기도 용이하다. 이제 이불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음에 드는 쿠션을 하나 고르자. 그리고 빈 당신의 옆 자리를 따듯하게, 또 도톰하게 채워보자.
 

 

# Bedding
WINTER WITHOUT BLANKET, TOO DANGEROUS
 

 

 

 

담요는 겨울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적절히 활용한다면 체온을 유지하고, 차가운 공기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담요는 당신의 쉼을 조금 더 포근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스누피’로 통해 잘 알려진 만화 [피너츠(Peanuts)]에서 라이너스라는 캐릭터가 항상 하늘색 담요를 가지고 다니게 된 데에는 담요라는 물건이 주는 묘한 안정감이 있었을 것이다. 이 만화의 영향으로, ‘담요와 같이 애착의 대상이 된 물건이 없으면 불안해지는 증상’을 뜻하는 ‘블랭킷 증후군(Blanket Syndrome)이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니까.

 

담요는 정말이나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다채로운 색상의 울을 엮어 만든 아프간 블랭킷, 전기를 통해 온열기능을 더한 일렉트릭 블랭킷, 화재를 막기 위해 만든 파이어 블랭킷 등등.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 목적으로도 세세하게 분류되는 것이 바로 이 담요다. 다양한 베딩(Bedding), 즉 침구류 역시 담요의 역할을 하곤 한다. 정확히는 담요가 이 침구류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두툼하고 부드러운 베딩으로 몸을 덮으면 겨울이 그새 지나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한 담요를 가볍게 몸에 걸치고, 곧 다가올 봄을 떠올려보자. 미국의 작가(Hal Borland)가 한 말처럼 말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겨울은 없다. 오지 않는 봄도 없다.” 곧 봄은 온다.
 

 

 

더 따스한 겨울을 만들고 싶다면 도톰한 러그 위에서 쿠션을 끌어안고 뜨개질이라도 해보는 게 어떨까. 추위를 이겨내고 탄생한 그 따뜻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선물해보는 것도 좋겠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ckhov)가 이렇게 말한 것을 기억한다. “행복할 때, 사람들은 겨울인지 여름인지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People don’t notice whether it’s winter or summer when they’re happy.)” 그렇게 추운 나라의 작가가 한 말이니 얼마나 맞는 말이겠는가. 이렇게, 겨울을 피해 우리만의 행복 속으로 숨어 보자.


이번 겨울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대륙성 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한파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러그와 쿠션, 담요와 손에 쥔 작은 취미거리가 준비됐다면, 그래. 이쯤이면 겨울을 위한 준비는 완벽하다. IXDesign과 더불어 세상 따뜻한 겨울을 함께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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