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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이른 아침잠에서 깨어나면 우리는 가장 먼저 스마트폰의 시계를 본다. 고작 몇 분의 차이로 아침의 출근길은 전쟁터가 되기도 한다. 정신없이 오전 업무를 보다가 시계를 보니 두 바늘은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다. 많은 직장인들이 허기를 달래려 삼삼오오 모여 인근 식당으로 향한다. 다시 바쁘게 거래처 미팅에, 보고서 작성. 일에 파묻혀있다가 또 시계를 보니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겼다. 창밖엔 어느새 해가 저물어 있고 우리는 집으로 향한다. 내일 아침에도 일어나 스마트폰의 시계를 보기 위해. 우리가 하루에도 수백 번씩 들여다보는 시계는, 시계를 들여다보는 그 순간이 하루 24시간 중 얼만큼이나 지나간 때인지를 알려준다. (Ⓒ STUDIO SEBASTIAN HERKNER) 태양과 달과 별자리 자체가 자연의 거대한 시계이기 때문에 시간은 우리가 지구 위에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을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인류가 문명을 이루고 나서부터였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을 기록하려던 시도는 차치하고, 하루 중 특정 순간을 파악하고자 했던 인간의 시도는 기원전 3,500년경, 이집트에서 시작됐다. 이집트인들은 태양의 위치가 하루 종일 달라진다는 것과, 이로 인해 땅 위의 그림자도 기울기를 달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때문에 해가 움직이며 막대기나 오벨리스크가 드리우는 그림자의 위치를 통해 하루를 작은 단위로 나누기 시작했다. 이집트인들은 달력의 역법에 근거해 하루를 12시간으로 나누는 등 시간의 개념과 발전에 많은 공헌을 했다. 이들이 측정한 시간의 개념은 천문학과 기계공학의 발달과 함께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집트인들은 시간의 측정을 해에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물을 담은 용기에서 물이 빠져나갈 때의 수위 변화로 시간의 흐름을 측정했다. 덕분에 이집트인들은 해가 떠 있을 때에도, 캄캄한 밤에도 시간을 알 수 있었다. 문명의 시간개념에 대한 발전은 이집트인들이 이룬 토대 위에 쌓여졌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널리 알려진 기계시계는 14세기 초, 유럽 등지에서 동력을 사용해 시간을 측정하면서 발전했다. 프랑스의 찰스 5세는 무거운 추와 기어장치를 가졌으며, 높이가 3m 정도 되는 대형 시계를 제작한 바 있다. 이는 현존하는 기계식 시계 중 가장 오래된 시계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술이 발달하며 유럽 대도시의 중심부에는 시계탑, 천문시계 등이 생겨났다. 그러나 당시에는 시계를 개인이 소유하기에 부담이 컸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시간을 공유했다고 볼 수 있다. (Ⓒ NORM ARCHITECTS) 추에 의한 진자 운동도 어느 순간 중력에 의해 느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의 기술로 만든 추시계는 시간이 흐르며 점점 정확성을 잃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1927년 미국 벨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크리스탈 발진기를 응용해서 시계장치를 만들었고, 1970년대 일본에서 상용화된 이래 정확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저렴한 방식의 쿼츠(QUARTZ: 석영, 수정) 시계가 만들어졌다. (ⒸNORMANN COPENHAGEN, KIBARDIN) 현대의 시계는 시각을 표시하는 방법에 따라 아날로그 시계와 디지털 시계로 나뉘고, 작동 원리에 따라 기계식 시계와 쿼츠 시계로 나뉜다. (Ⓒ FORM US WITH LOVE) 대도시의 중심부에나 있던 시계가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손목 위를 휘감게 됐다. 단순히 시간을 가늠하던 기계는 이제 개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디자이너들, 유명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시계 디자인을 선보여왔고, 여기에 첨단 기술이 더해져 건강상태를 체크해주는 시계라던지, 스마트폰과 연동된 스마트워치가 인기를 끌고 있다. (Ⓒ APPLE INC.) 땅바닥에 꽂혀 그림자를 드리우던 막대기부터 지금 당신의 손목 위에서 수신된 문자메시지를 읽어주는 스마트워치까지. 우리는 시계를 참 많이 들여다보고 사랑했으며 발전시켜왔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이해하고 정의 내리려는 인간의 욕구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 YONOH STUDIO) 오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똑같은 만큼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24시간은 누구에게는 충분하고 누구에게는 부족하기도 하다.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없다’며 한탄하는 당신의 손목시계도, ‘하루가 일 년 같다’며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당신의 침대맡 자명종 시계도, 모든 시계는 일정한 간격으로 묵묵히 시간의 흐름만을 알려주고 있다. (Ⓒ PHOTO BY GADES PHOTOGRAPHY ON UNSPLASH) 온 세상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과, 그 시간을 보여주는 오브제. 시계다.

필기구

ⒸPhoto by Trey Gibson on Unsplash 역사는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는 의미다. 유사 이래로 우리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겪었고, 그리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을 만났다. 우리가 오늘날 이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은 그 모든 일들에 대한 기록이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CARAND'ACHE 기록(記錄: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음)은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한다. 혹자는 기록이라는 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문명은 지금의 절반 수준도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한다. 시각적 기호를 고안해낸 이후부터 자신의 발견과 지혜를 기록해 후세에 남겨온 인류. 선대의 지혜를 통해 후손들은 문명을 발전시켜 왔고, 문명의 발전과 함께 필기구도 변화해왔다. ⒸNORMANN COPENHAGEN 초기의 필기구는 염료를 통해 표면에 글자를 남기는 형태가 아닌 표면 위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의 도구였다. 중국의 갑골문자를 예로 들자면, 고대 중국인들은 거북이의 등껍질에 갑골문을 새기는 형태로 기록을 남겼다. 한편 고대 수메르인들과 바빌로니아인들은 얇은 점토판에 스타일러스 펜으로 글자를 새기고, 이 점토판을 구워 보관했다. 이러한 방식은 물론 여러 불편한 점이 있었다. 글자가 새겨진 점토판은 무겁고 부서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때문에 각 문명은 좀 더 편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이 기록물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MARKET m* ⒸMARKET m* 이집트인들은 기원전 4세기 무렵부터 갈대 펜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몸통의 빈 공간에 약간의 잉크를 머금을 수 있었던 갈대 펜은 주로 파피루스 위에 그 기록을 남겼다. 이 시기부터 기록물 표면 위에 염료를 남기는 방식의 필기가 시작되었으나, 갈대 펜 역시 그 끝이 금세 마모되어 자주 갈아주어야 했고, 파피루스를 찢는다는 불편이 있었다. ⒸMONTBLANC 깃펜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도록 쓰인 필기도구로 추정되며, 거위, 백조, 칠면조 등 대형 조류의 날개깃을 이용했다. 깃펜이 역사 속에서 최초로 언급된 것은 7세기경, Seville의 성 이시도르의 기록에 의해서다. 잉크를 보유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섬세한 모세혈관 작용으로 정교한 필기가 가능했던 깃펜은 역사 속 수많은 명문(名文)을 남기며 19세기 만년필이 발명되기 전까지 서구권의 역사와 기록을 담당했다. ⒸMONTBLANC ⒸMONTBLANC 깃펜과 철 펜 등은 잉크병에 펜촉을 찍어, 잉크를 머금게 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이 방식은 충분한 양의 잉크를 머금을 수가 없어서 필사 중에도 수차례 잉크를 보충해주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종이 표면에 잉크 얼룩을 남기는 일도 잦았다. 펜 자체에 잉크를 머금게 하기 위한 별도의 저장공간이 필요해지면서 만년필이 최초로 등장했다. 만년필은 바디에 잉크 저장고가 달려있어 더 오랜 기간 필기를 이어갈 수 있는 필기도구다. 1884년 미국의 L.E. Waterman이 모세관 작용을 이용한 만년필을 보급했다. ⒸPhoto by Clark Young on Unsplash 우리가 지금도 흔히 쓰는 볼펜은 1888년, John J. Loud에 의해 발명되었으며, László Bíró에 의해 1938년 개량되어 세계에 보급됐다.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에서부터, 인류가 이룬 모든 지성과 발전은 그 기록을 후대에 남기려 했던 선조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리고 필기도구는 역사 속 어느 장면에서도 그들이 남기고자 했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받아 적었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와 동행해온 오브제, 필기구다.

식기 Ⅱ

2016 corporation ⓒ Arita 식기는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말한다. 음식을 만드는 데에 쓰는 기구와 먹는 데에 쓰는 기구 또한 식기라고 한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요리의 양식에 따라 식기의 종류가 다르며, 흙을 구워 만든 도자기, 나무를 깎아 만든 목기, 금속을 두드려 만든 금속기, 값싸고 간편한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다. 식기는 인류의 의식주와 함께 발전해왔다. STROM COLLECTION ⓒ RAAWII 요리가 유행이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다. 티비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많은 방송인이 쉽고 다양한 레시피를 선보임에 따라 대중의 관심이 높아졌다.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행위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음식을 만드는 일은 사랑하는 존재를 위해 온전히 시간을 쓰는 것이다. 마음은 요리와 함께 완성된다. FLATFORM BOWL-1 ⓒ GOODTHING FRANK TRAY-1 ⓒ GOODTHING 주방은 요리하기 위해 구성된 공간이다. 신석기 시대에는 주로 집 한가운데 주방이 있었다. 난방과 조리를 동시에 하기 위함으로, 구성원이 모두 모여 함께 식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주방은 문명이 진화함에 따라 생활 공간과 분리되었다. 늘어난 조리기구와 중요해진 위생 덕분에 공간을 달리 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 이른 지금은 주방의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다. 환기 등 청결하게 주방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늘었으며, 모든 이들이 당연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SI KIANG ⓒ RAYNAUD TABLEWARE ⓒ Hübsch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양식기는 언제부터 만들어졌을까? 막연하게 중세시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무려 16세기까지 맨손으로 음식을 먹었다. 음식은 커다란 그릇에 담겨 각 계급에 맞게 배치되었다. 당시 귀족 중에는 평생 채소를 먹은 적 없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고기를 귀하게 여겼다. 고기를 자르는 일은 매우 중요해 보통 집안의 가장이 맡았다고 한다. 사람들은 손질된 음식을 받아먹기 때문에 따로 커트러리가 필요하지 않았다. GENERAL SERIES-1 ⓒ GOODTHING 식기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거쳐 장식적이고, 세련되게 변화했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음식 예절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게 많지만, 레스토랑의 풀코스는 아니다. 추운 날씨 때문에 중세의 서빙 방식이 맞지 않았던 러시아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왕실에서 쫓겨난 요리사들이 레스토랑을 차리며 알려지게 되었다. 스푼과 포크, 나이프 등 여러 식기로 식사를 하는 행위가 비로소 정착하기 시작했다. TABLEWARE-1 ⓒ Hübsch 세계화는 여러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만들었다. 인간은 도구와 함께 발전해왔다.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식기가 달라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주방 속 식기는 더욱 다양하고 정교해졌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치유의 과정이다. 신경 쓸 일이 많은 오늘, 좋은 식기로 나만의 푸드테라피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식기 Ⅰ

2016 corporation ⓒ Arita 식기는 음식을 담는 그릇을 말한다. 음식을 만드는 데에 쓰는 기구와 먹는 데에 쓰는 기구 또한 식기라고 한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요리의 양식에 따라 식기의 종류가 다르며, 흙을 구워 만든 도자기, 나무를 깎아 만든 목기, 금속을 두드려 만든 금속기, 값싸고 간편한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다. 식기는 인류의 의식주와 함께 발전해왔다. Sonora ⓒ DOIY Cadaques ⓒ DOIY 당신은 공간이 다른 삶을 부여할 수 있음을 알 것이다. 그곳의 좋은 향, 알맞은 온도, 분위기는 우리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공간 속 작은 오브제는 사소할 수록 디테일에 큰 힘을 발휘한다. 타인의 식사를 챙기는 것으로 우리의 안부 묻기는 시작된다. 밥을 먹는 일에는 시간과 돈, 마음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잘 살고 있냐는 물음이다. 좋은 식사는 건강한 재료와 알맞은 타이밍, 그리고 정갈한 식기로 이루어진다. 식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도구, 식기를 소개한다. Retro selection ⓒ BOWLBOWL 한국의 식기는 수렵과 어로의 식생활 양식을 개발했던 신석기 시대부터 발견할 수 있다. 농경 생활이 시작되며, 음식물의 저장과 조리를 위해 식기가 필요해졌다. 이때 만든 식기가 빗살무늬토기다. 빗살무늬의 빗살은 열을 확산시켜 고르게 굽기 위해 기하학적인 무늬를 그어놓은 것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식수를 쉽게 구하기 위해 물 근처에 살았다. 비교적 무른 땅 위에 뾰족한 빗살무늬토기를 꽂아 다양한 음식을 저장했다. Ellipse Plate ⓒ Ateliersoo Gold Edition Plate S1 ⓒ ateliersoo 청동기시대에 이르러 빗살무늬토기는 민무늬토기로 변화했다. 민무늬토기는 납작한 바닥과 손잡이가 특징이다. 이와 함께 나무로 만든 목기와 칠기류 등이 존재했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목기는 가장 먼저 쓰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습기에 약하고 내구성이 약해 유물이 남아있지 않다. 칠기는 기물에 옻칠을 한 것으로, 정교한 무늬를 새기는데 큰 영향을 주었다. 식기는 삼국시대로 들어서며 사회제도와 주 . 부식의 정착으로 다양해졌다. 상류층이 등장함에 따라 고급스러운 금은기 . 도금기가 등장했다. 또한 주식뿐 아니라 반찬을 담는 고배, 각종 조미료를 담는 기명 등이 있었다. 통일신라는 유약을 사용해 그릇의 질을 높였다. 이는 고려시대에 이르러 재료가 더욱 다양해지고 아름다운 형태를 갖추게 했다. Vintage selection ⓒ BOWLBOWL 한국인 중 ‘고려청자’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고려의 식기는 철기, 금은기, 자기, 놋그릇 등이 있었는데, 단연 청자기는 고려시대를 대표했다고 볼 수 있다. 청자란 비취색의 자기를 뜻한다. 당시 송나라에서는 비취색을 보고 비색이라고 칭하며 빛깔을 신비롭게 여겼다. 또한 고려는 기물에 홈을 파서 다른 재료를 넣어 굽는 상감 기법을 활용해 독창적인 청자를 만들어냈다. Origin selection ⓒ BOWLBOWL 조선시대의 식기는 유기와 백자를 주축으로 발전했다. 조선의 백자는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일본에 전파되어 새로운 문화를 일으켰다. 조선 후기에는 서양문물의 도입과 함께 양은이 식기의 재료로 등장했다. 서양풍의 그릇이 유행함에 따라 전통적인 식기의 생산이 줄게 되었다. 김리오 기자

Fan Candle holder ⓒ BREAKTIME KIT 초는 심지를 삽입한 등화용 연료를 뜻한다. 초창기에는 동물성ㆍ식물성 유지로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밀랍이나 파라핀 등 적당한 온도에서 녹는 가연성 고체를 성형해서 만든다. 전구가 보급되기 전에 생필품으로서 역할을 했다. 현재는 분위기와 방향, 종교적인 이유로 쓰인다. metallic deco candle ⓒ HASTABLE 공간은 기억을 지닌다. 정전이 났을 때 서랍 깊숙이 넣어 두었던 초를 꺼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캄캄하던 저녁 속 촛불 하나에 의지해 서로를 바라보던 기억, 마치 생일날 케이크에 꽂힌 초 같아서 왠지 모르게 들떴던 시간. 전기가 다시 들어오면 우리는 다시 각자 할 일을 하겠지만, 불이 지닌 따뜻함은 잊기 어렵다. Note Design Studio POV Circle Tealight Candleholder ⓒ MENU 초기의 초는 심지가 없었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와 크레타의 초는 동물성, 또는 식물성 유지를 녹여 정제한 기름에 갈대의 속을 적셔 만들어졌다. 심지를 넣은 양초가 개발된 것은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인에 의해서다. 동물성 기름인 수지에 면이나 종이 소재의 심지를 넣어 제작했다. 심지에 불을 붙이면 초가 녹아 심지의 끝에서 기화한다. Erik Olovsson Cube Candle Holder ⓒ MENU 초기의 초는 심지가 없었다.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와 크레타의 초는 동물성, 또는 식물성 유지를 녹여 정제한 기름에 갈대의 속을 적셔 만들어졌다. 심지를 넣은 양초가 개발된 것은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인에 의해서다. 동물성 기름인 수지에 면이나 종이 소재의 심지를 넣어 제작했다. 심지에 불을 붙이면 초가 녹아 심지의 끝에서 기화한다. parrot candle holder ⓒ haoshi design 19세기, 가장 대중적인 초의 원료인 파라핀이 등장한다. 파라핀은 원유에서 석유를 증류한 뒤 남는 기름에 함유되어 있는데, 이를 냉각한 뒤 압력을 가해 여과하면 얻어진다. 비교적 구하기 쉽고, 향의 발산력이 좋기 때문에 가장 대중적으로 쓰인다. 이외에도 식물성 재료로 만든 소이 왁스와 팜 왁스, 합성물인 젤 왁스가 있다. 콩기름에서 추출한 소이 왁스는 식물성 오일로 보다 친환경적이다. 사용할 수 있는 오일이 제한적이고, 색을 넣는데 까다로워 다루기 어렵다. 팜 왁스는 야자수에서 얻은 재료로 다른 식물성 왁스처럼 뒤처리가 쉽고 오염 걱정이 적다. 굳어지는 과정에서 눈꽃 모양의 결정체를 이룬다. 젤 왁스는 폴리마와 미네랄오일의 합성물이다. 이름처럼 촉감이 무르고 투명하다는 특징 덕에 주로 장식용으로 쓰인다. RICHARM Candle Holder ⓒ moemcollection 초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필라는 기둥이란 뜻으로, 둘레보다 높이가 긴 초를 말한다. 티라이트는 작은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컵에 왁스를 부어 만든 초다. 크기가 작은 만큼 연소 시간이 짧지만, 끝까지 태울 수 있어 경제적이다. 용기에 들어있는 초는 컨테이너형이며, 향을 오래 보존할 수 있다. 가늘고 긴 초인 테이퍼는 보통 촛대 위에 세워서 활용한다. 몰드를 이용해 만들 수 있으며, 촛농에 심지를 여러 번 담그는 디핑기법도 자주 사용한다. Street Cat Bread Hoon-chi ⓒ DILETTANT Street Cat Stretching Hoon-chi ⓒ DILETTANT 초는 먼 옛날부터 광원으로서 역할을 맡아왔다. 전기가 보편화된 현재는 공간에 무드를 만들기 위해 쓰거나,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주로 활용한다. 매년 맞는 생일, 결혼식에 올리는 화촉, 나의 권리를 주장할 때까지. 인류는 중요한 날에 촛불을 붙인다. 공간 안의 초는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집안의 냄새를 잡아주며, 좋은 향으로 채우는 것이다. 김리오 기자

Seashell vase ⓒ Los Objetos Decorativos 병은 용기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몸통과 밑바닥, 입으로 이루어지며, 목이 몸통보다 좁혀진 형상을 갖는다. 입은 왕관 캡이나 스크루 캡 등으로 밀봉한다. 보통 유리나 플라스틱, 도기로 만들어진다. 병에 담긴 대상에 따라 물병, 꽃병 등으로 불린다. Inked Clay Collection ⓒ Los Objetos Decorativos 당신에게 병이란 단어가 주어진다면, 어떠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는가? 시원한 음료가 담긴 투명한 병이나 생명을 앓게 하는 병이 떠오를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오브제는 전자다. 처음부터 투명하진 않았던, 병에 대해 알아가 보자. Tricolore ⓒ Sebastian Herkner 병은 헤아리기 힘든 과거부터 존재해왔다. 정확한 기원은 분명치 않지만, 오늘날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병은 이집트의 투트모세 3세가 사용한 향수병이다. 지금과 달리 불투명했던 이 유리병은 금속 봉의 끝에 진흙을 굳혀 병의 모양을 만들었고, 이것을 중형으로 해 용해된 유리 속에 담그거나 유리를 칠해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병은 기원전 1세기경 로마에서 블로잉 기법이 발명되어 탄생했다. 블로잉은 철 파이프의 앞 끝에 유리를 말아 올린 뒤 반대편 끝에서 입으로 바람을 불어 풍선처럼 부풀리는 기법이다. 일일이 입으로 불어 만들던 유리병은 1903년 미국의 M.오웬스가 전자동 제병기를 발명해 대량생산시대로 들어가게 된다. MO S16 H6 ⓒCOMING B 병은 수용한 물체에 따라 이름이 달리 불린다. 무언가가 찬 유리병을 보면 어쩐지 아름다우면서도 깨질 것 같아 조심스럽다. 유려하면서도 견고한 병이 있다면? 플라스틱병은 이를 채워줄 방안이다. 플라스틱병은 유리처럼 투명하며 가볍고 변형이 적어 쓰임이 많다. MO S15 ⓒWHISKY_NEVEUGILLES Les Brode es ⓒCharlotteJuillard 플라스틱 공업은 공기로 부풀게 하는 블로몰딩으로 만든다. 내구성이 필요한 용기에는 경질 폴리에틸렌을, 식품 용기로는 연질 폴리에틸렌을 이용한다. 블로몰딩으로 만든 플라스틱병은 경제적으로 효율성이 높고, 어떠한 형태를 가진 병이든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플라스틱병은 장점이 많아 막대한 생산과 소비를 이끌어 냈다. MO S16 H5A ⓒEVA SOLO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눈에 애정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소중한 물건엔 정성이 담겨있다고, 공간엔 기억이 담겨있다고 한다. ‘담다’라는 말에는 마음이 나타난다. 병에 담긴 것은 대부분 스스로 형태를 유지할 수 없다. 유약한 물체에게 아름다운 형태를 선사하는 오브제, 병이다. 김리오 기자

종이

Unstationary ⓒ Ontwerpduo 종이란 식물성 섬유를 나무에서 분리한 뒤, 물 속에서 짓이겨 발이나 망으로 떠서 건조한 얇은 섬유 조직을 말한다. 어원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라는 풀이다. 파피루스는 단순히 식물의 내피를 가공해 만든 것으로 종이의 기원은 아니다. 종이의 기본 원료는 셀룰로오스이며, 모든 종이에 공통으로 들어가 있다. 면, 아마, 닥, 뽕나무, 짚, 대나무 등 다양한 원료가 제지로 사용된다. JH5 ⓒFormakami 누군가는 종이의 시대가 갔다고 말한다. 실제로 페이퍼리스의 흐름은 시작된 지 오래되었고, 2013년 이후 종이 생산•소비량은 점점 줄어만 가는 추세다. 이는 환경 오염과 비용절감, 효율성의 이유일 것이다. 종이는 정말 환경 오염의 주범일까? 종이의 사용을 멈추지 않는다면 까만 지구에 살게되는 것일까? 사실 우리는 이미 종이를 ‘잘’ 활용해왔다. Airvase ⓒ Torafu Architects 대부분의 종이는 천연 원시림이 아닌 별도의 농장에서 자라는 나무로 만들어진다. 어느 열대림의 우거진 나무가 우수수 밀려 나가는 영상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사실 많은 열대림은 농경지를 조성하기 위해 사라진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마존 지역의 산림 또한 약 70%가 대규모 상업 농지로 쓰이기 위해 변한 것이다. 한국은 종이 생산량 세계 5위, 재활용률 세계 1위인 국가다. 특히 재활용률은 90% 수준으로, 대부분의 종이가 사용 후에도 여러 번 쓰인다. 종이는 매립되더라도 분해 속도가 매우 빠르며, 유해 물질이 없기 때문에 토양을 오염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생산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통해 기존 47%에 달하던 화석연료 사용량을 11%로 줄여 환경 오염을 최소화한다. Kurage ⓒ Nichetto Studio 종이가 없었을 때의 인류는 나무, 암석, 도자기, 양피지 등에 문자를 표기했으나, 이는 대부분 무겁고 부피가 크며 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값이 비쌌다. 중국 왕실에서는 주로 비단에 글을 쓰곤 했는데, 한두 번 쓰고 비단을 버리는 것이 큰 부담이었던 왕실 재정 담당 환관 채륜은 미숙하던 종이제조법을 체계화해서 종이의 대량생산을 이끌어냈다. 종이의 기원은 이보다 150년 정도 거슬러 올라가 있으며, 주로 마포와 마승 등 넝마를 원료로 만들었다. 중국의 제지 기술은 고구려의 영토가 남만주 일대까지 확장되었을 때 전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조지사화]에서는 백제에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가 제지 기술을 갖고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송사]에서 신라의 백무지, 우지, 학청지 같은 종이들이 생산되었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Timber ⓒ Paperpop 서기 751년, 고구려 유민 출신 고선지는 당나라 군사를 이끌어 이슬람군과 탈라스에서 전투를 벌이다 많은 부하들을 적의 포로로 빼앗겼다. 포로들은 사마르칸드로 잡혀가 제지 기술을 전파하게 된다. 사마르칸드의 제지 기술은 793년 바그다드로, 960년 이집트로, 1100년 모로코로, 1151년 스페인으로, 1420년 인도에까지 확산되었다. 그러나 서양 문물이 수입되는 19세기, 중국 제지술은 정교한 기계와 새로운 연료로 변모되어 다시 동양으로 역수입되기 시작했다. Unstationary ⓒ Ontwerpduo 가장 가까이 있는 인쇄 종이부터 펄프 또는 폐지를 배합해 만든 판지까지, 종이는 2000년간 여러 형태로 우리 곁을 지켜왔다. 일본의 건축가 반 시게루는 종이를 이용해 건축물을 짓는다. 그는 종이를 ‘진화된 나무’라고 부르며 자연재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임시 주택과 교회를 건설해준다. 이재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아름다운 건축물로 마음의 치유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지어진 건축물은 단기간에 건설과 해체가 가능해 긴급상황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Unstationary ⓒ Ontwerpduo 세계적인 가구 제조 기업 이케아는 한국의 두 매장을 포함해 세계 35개국에 약 260여 개의 매장이 있다. 모던하고 트렌디한 디자인, 저렴한 가격 덕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케아의 가구는 골판지를 빼고 논하기 어렵다. 책상, 침대, 탁자 등 일부 제품에 벌집 구조로 엮은 종이를 넣어 만드는 것이다. 또, 간편한 운반을 위해 포장과 배송에도 골판지를 사용하며 효율성을 높였다. 김리오 기자

철&스테인리스 Ⅱ

Krenit bowl ⓒ Normann Copenhagen 철은 원소 기호 Fe, 원자 번호 26번인 원소다. 순수한 금속의 상태로 산출되는 일은 극히 드물며, 수백 개의 광물에서 다른 원소와 결합한 상태로 발견된다. 탄소 함유량에 따라 연철, 선철, 강철, 합금강 등으로 구분한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충격에 강하기 때문에 널리 쓰인다. ⓒKGID,11 Entre Deux 1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진 강철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지금까지의 철이 그래왔듯이, 강철 또한 손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다루기 까다로워 소량에도 비싼 가격이 책정되었다. 19세기 중반, 강철을 대량생산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던 영국 제철업자 헨리 베서머는 용광로에 덩어리째 남겨진 선철을 발견하게 된다. 베서머는 용광로에 산소가 많이 들어갈수록 선철 덩어리가 많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덩어리는 아주 단단해 망치로 내려쳐도 선철처럼 깨지지 않고, 연철처럼 무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다룬 철과 다름을 느껴 성분을 분석한 베서머는 강철 덩어리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강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MOJ18 Elettra ⓒFedericaBiasi Mingardo 선철을 녹여 산소를 주입하고, 탄소를 제거하면 강철이 만들어진다. 이발명은 강철의 대량 생산에 혁명을 일으켰다. 이전까지의 강철 제작 과정은 최소 며칠씩 걸렸으나, 베서머의 방법은 불과 30분이면 충분했다. 제작 시간이 줄어드니 연료가 적게 소모되는 것은 물론이었다. 빠르고 경제적인 제강법이 발명되며, 강철은 대량 생산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MOJ18 Elettra ⓒFedericaBiasi Mingardo Verreum Vetroidi ⓒ Nichetto Studio 공간이 주는 힘을 느껴본 적 있는가? 에펠탑에 갔을 때의 일이다. 정교하게 빛나는 에펠탑과 주변으로 빙글빙글 도는 사람들. 소매치기에게 모든 것을 뺏기고 난 후의 나는 허망했지만, 에펠탑이 가진 활기는 나조차 들뜨게 했다. 어쩌면 세계 곳곳에 있는 랜드마크는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NEW OLD DIVIDERⓒMAISON&OBJET ASIA PACIFIC 앞서 말한 에펠탑과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까지, 세계의 유명한 랜드마크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현대 건축의 뼈대,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건축에서의 철은 철골과 철근의 형태로 쓰인다. 철골은 구조물의 주체 구조를 형성하는 부재를 말한다. 철근은 철근 콘크리트에 쓰이는 보강근으로, 콘크리트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부재다. 콘크리트는 불에 약한 철을 보호해준다. 뿐만 아니라 충분한 강도를 갖고 있어 철을 도와 구조재의 역할도 충분히 이뤄낸다. 이렇듯 철은 우리의 공간을 안전하고 아늑한 곳으로 만들어준다. The Grand Reopening ⓒ Normann Copenhagen Amp Chandelier ⓒ Normann Copenhagen 스테인리스강은 강철에 니켈, 크롬 등을 섞어서 발명됐다. 철의 내식성 부족을 개선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스테인리스강은 금속의 비율에 따라 크게 오스테나이트와 페라이트로 나눠진다. 스테인리스강은 부식과 녹에 저항성을 갖고 있으며, 저렴하고 유지비가 적기 때문에 주로 공업용 기계나 파이프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최근에는 항공기 부품이나 의료용 기구에까지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김리오 기자

철&스테인리스Ⅰ

Daily Fiction ⓒ Normann Copenhagen 철은 원소 기호 Fe, 원자 번호 26번인 원소다. 순수한 금속의 상태로 산출되는 일은 극히 드물며, 수백 개의 광물에서 다른 원소와 결합한 상태로 발견된다. 탄소 함유량에 따라 연철, 선철, 강철, 합금강 등으로 구분한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충격에 강하기 때문에 널리 쓰인다. Nocto ⓒ Normann Copenhagen 우리에게 익숙한 철의 시작은 어디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석기 시대를 지나, 청동기 시대를 거쳐 철기 시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철은 지구가 생기기도 전에 생겨난 원소다. 지구는 철을 비롯해 산소와 규소, 마그네슘, 니켈 등으로 이루어졌다. Scissors ⓒ Normann Copenhagen Scissors ⓒ Normann Copenhagen 이 중 중량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철이다. 지구는 지각과 맨틀, 외핵, 내핵으로 이루어졌다. 가장 겉 부분을 감싸는 지각에는 약 5%의 철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맨틀과 외핵, 내핵은 어떨까? 아직까지 인류가 가진 기술로는 맨틀까지도 진입이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정확한 구성 요소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진과 운석을 분석해 추정한 결과로는 지구의 35%, 특히 내핵과 외핵 대부분은 철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MOJ18 PetiteCollection Mingardo vase & mirror ⓒ Federica Biasi 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를 가르는 것은 불이다. 인류는 진흙으로 만든 그릇을 약 700도에 이르는 불에 구워 토기를 만들어냈다. 이전의 그릇보다 더욱 단단해진 토기 덕분에 인류는 온도가 높아지면 물체가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기를 더 높은 온도에 굽자 구리가 생겨나고, 구리를 제련하자 청동이 생겨난 것은 모두 우연이었다. 청동기 시대를 넘어 철기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 또한 우연이다. 청동기는 가마 아랫부분을 구멍 내 구리와 주석을 넣고 온도를 높여 만든다. 여기서 온도가 더욱 높아져 1,500도를 넘어서면, 철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전까지 인류에게 철은 하늘에서 떨어진 운철뿐이었다. 필요할 때 언제나 얻을 수 있는 철이 아니었으나, 철을 생산하며 좀 더 많은 사람에게 가까워진 것이다. Alessi CIRCUS ballerina /strongman /thejester ⓒ Marcel Wanders 사실 초기의 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단단하지 않았다. 온도를 충분히 높이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원소가 섞여 있는 산화철 덩어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기술자들은 좋은 품질의 철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철을 제련하기 시작했다. 불에 달군 철을 망치로 때리기를 반복하니 순수한 철이 나왔다. 탄소 함량이 0.1% 이하로, 이를 연철이라 부른다. ALPHABETA ⓒ Nichetto Studio 연철은 무기나 농기구를 제작할 수 없을 정도로 무르다. 이를 고심하던 중국의 대장장이들은 풀무를 개발해 더욱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풀무는 일정한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도구다. 강한 바람은 커다란 불을 불렀고, 액체 상태의 철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이것을 선철이라 하며, 선철을 녹여 거푸집에 부은 것을 주철이라 칭한다. 선철의 탄소 함량은 2%에서 4% 정도다. Palette Desk ⓒ Jaime Hayon 철에 대한 이야기에서 탄소 함량이 왜 중요한 것일까? 철은 탄소 함유량에 따라 성질을 결정할 수 있다. 강도가 강해진 선철은 쓰이는 곳이 더욱 많게 되었다. 농기구뿐 아니라 무기에도 쓰인 선철은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늘어났으나, 너무 단단해 충격을 받으면 쉽게 부러지기 일쑤였다. 인류는 자연스럽게 연철과 선철의 중간 지점을 찾게 된다. 강철이 등장한 것이다. 김리오 기자

대리석

M O J17 RISING TALENT STUDIO SWINE INDIAN OCEAN ⓒALL RIGHTS RESERVED 대리석은 석회암이 변성작용을 받아 재결정된 암석이다. 대리석의 생김새는 광물이나 불순물의 함유 정도에 따라 다르다. 이탈리아 카라라 지방에서 산출되는 순백색 결정질의 석회암이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건축과 조각에 사용되었다. M O J17 RISING TALENT STUDIO SWINE SOUTH ATLANTIC ⓒALL RIGHTS RESERVED 대리석의 어원은 중국 원난성 서부에 있는 대리 지역의 특산품에서 유래했다. 한때 원난을 주름잡을 정도로 커다란 국가였던 대리는 13세기 몽골에 의해 멸망했으나, 아직까지 대리석의 명소로 남아있다. 영어로는 marble이라고 불리며, 그리스어 Marmaros(광택이 나는 돌)에서 비롯되었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돌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처럼 돌은 문명을 이끌어 나가는 오브제이며, 대리석은 그 중심에 있다.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문화 중 고대 그리스는 대리석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 시대라고 볼 수 있다. ⓒ MOJ18 Federico Peri Fontana Arte Galerie wall lamp 공공건축이 크게 발달한 고대 그리스는 신전을 통해 건축사를 말할 수 있다. 지중해에 가까이 위치해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던 그리스는 석재를 통해 훌륭한 신전 건축을 이룩해갔다. 신전은 아크로폴리스의 언덕, 즉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기둥 모양을 중심으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으며, 단순하고 웅장한 도릭 양식과 우아한 이오닉 양식, 화려한 코린티안 양식으로 나뉜다. 주로 대리석을 사용해 유려한 외관을 만들어 냈다. Bisazza Bagno ⓒ Jaime Hayon 로마는 그리스와 다르게 실용적인 건축을 추구했다. 로마가 자리한 곳은 현재 이탈리아라고 불리는 이탈리아반도였다. 이탈리아는 대리석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곳이자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곳으로, 로마의 건축 또한 대리석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로마는 거대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대리석과 콘크리트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극장과 경기장, 목욕탕 등 보다 다양한 건축을 선보였다. 대리석은 마치 원목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화이트 대리석에는 아라베스카토와 스타투아리오, 비앙코 카라라가 있다. 아라베스카토는 가장 잘 알려진 고급 대리석으로, 무늬가 강하고 굵어 웅장하다. 셋 중 가장 밝은 톤을 갖고 있는 스타투아리오는 가는 무늬와 새하얀 바탕의 대비가 매력적인 대리석이다. 비앙코카라라는 무늬가 옅고 흐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졌다. Bala Hi ⓒ Jaime Hayon 대리석은 마치 원목처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다. 화이트 대리석에는 아라베스카토와 스타투아리오, 비앙코 카라라가 있다. 아라베스카토는 가장 잘 알려진 고급 대리석으로, 무늬가 강하고 굵어 웅장하다. 셋 중 가장 밝은 톤을 갖고 있는 스타투아리오는 가는 무늬와 새하얀 바탕의 대비가 매력적인 대리석이다. 비앙코카라라는 무늬가 옅고 흐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졌다. ⓒM O S16 CREATEUR ILSE CRAWFORD IKEA 2015 FELIX ODELL 블랙 대리석에는 네로마퀴나와 달마타, 블랙코스믹이 있다. 흰무늬가 불규칙적으로 자리한 네로마퀴나는 강도와 광도가 좋아 자주 쓰이는 대리석이다. 달마타는 블랙과 화이트가 적절히 조화된 대리석으로, 마치 하얀 한지에 먹을 흩뿌린 듯한 생김새가 특징이다. 블랙코스믹은 블랙 바탕에 화이트와 골드가 섞여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Salute for La Chance ⓒ Sebastian Herkner 이렇듯 다양한 대리석은 고대부터 지금까지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건축을 위해 사용되었다. 현재에는 공간 내부에 활용하며, 주로 벽과 바닥•가구 등에 쓰인다. 오랜 시간을 변성해 흉내 낼 수 없는 불규칙한 무늬가 특징이다. 대리석은 원적외선을 방출해 인체에 유익하며, 집안의 냄새를 탈취하는 효과가 있다. 김리오 기자

가죽

Arflex Papoose ⓒ Nichetto Studio 가죽은 동물의 피부를 벗겨낸 것을 말한다. 털을 제거하고 무두질한 것을 유피라 하고, 털이 붙어 있는 채로 무두질한 것을 모피라 칭한다. 벗겨낸 가죽은 유제로 처리해 부패하지 않으며, 부드러운 질감을 유지한다. 물과 열에 강해 소파와 침대, 스툴 등 가구에 쓰이며, 신발과 재킷처럼 의류에 사용되기도 한다. ARTIFORT PERCHING ⓒ ILSE CRAWFORD 오래된 오브제를 마주하면 생경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나와 비슷한 나이부터 셀 수 없는 시간을 견뎌오기까지,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를 작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지요. 가죽은 사용할수록 빛이 나는 오브제입니다. 섬세하고 정교한 인조 가죽도 세상에 나올 때는 진짜 가죽과 다름없지만, 시간은 가치 있는 오브제를 가려줍니다. Cage Table ⓒ Form us with Love 가죽을 만드는 무두질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수렵을 해서 얻은 짐승의 가죽에 지방을 바르고 문질러서 연하게 만드는 기름무두질부터 불을 이용해 연기에 그을리는 연기무두질법, 잿물에 담가 털을 제거하고 풀뿌리와 나무껍질의 침출액으로 염색한 타닌의 무두질 효과까지 발견했지요. LV Chaise Longue Closed White ⓒ Marcel Wanders 우리가 사용하는 오브제 중 가장 원초적인 것은 가죽이라 생각합니다. 패브릭이 탄생하기 전을 떠올리면, 우리는 나뭇잎과 가죽으로 생활했던 때가 있었음을 알고 있지요. 인류는 수렵과 사육을 시작해 동물의 가죽을 얻게 되었습니다. 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거나, 집 안을 꾸미는 것은 그들의 사회적 위치를 알리는 행위이기도 했습니다. Swing Chair ⓒ Patricia Urquiola 패브릭이 본격적으로 인류의 삶에 들어오자, 가죽은 점차 고급스러운 오브제가 되었습니다. 가죽은 패브릭과 달리 대량 생산할 수 없으며, 가공방식이 까다롭기 때문이었어요. 동물의 가죽을 벗겨내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여러 부속물 또한 포기하기에 어려운 것이지요. 가죽은 보온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온도의 영향을 적게 받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가공을 할 수 있으며 염색 또한 수월하지요. 가죽은 동물로 만들어지기에 모두 다른 생김새를 띄는 것 또한 특징입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가죽의 소비량은 늘어가고 있습니다. CREATEUR DE LANNEE ⓒ TRISTAN AUER 소가죽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가죽입니다. 그중 생후 3개월 미만의 송아지 카프스킨은 모공이 섬세하고 가벼우며, 탄성이 있어 최고급으로 불리는 가죽입니다. 2년 이상 사육한 수소의 가죽인 스티어하이드는 질이 좋고 단단하며 두께가 적당해 광범위하게 쓰입니다. 양가죽은 부드럽고 정교해 가방과 장갑에 자주 사용됩니다.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은 양가죽은 지갑과 구두를 만드는 데 쓰입니다. 뱀가죽은 특유의 화려한 색과 무늬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중 파이톤이라 불리는 비단뱀가죽은 내구성이 강해 가공과 염색이 쉽습니다. 타조가죽은 통풍성이 좋고 탄력이 있는 소재로 핸드백, 지갑에 자주 사용됩니다. 올록볼록한 표면을 가지며, 질기고 두께감이 있지요. 악어가죽은 동물 보호 규제로 인해 생산이 제한되어있어 특수 가죽 중 가장 고가에 속합니다. 아름다운 무늬가 특징인 악어는 대부분 오로지 가죽을 위해서 양식된다고 합니다. CYBEX ⓒ Marcel Wanders 며칠 전 장을 보러 간 마트에서 많은 종류의 달걀이 판매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주먹보다 작은 달걀이 가득 담긴 상자에는 마트 이름이 크게 적힌 PB상품과 보다 넓은 환경에서 길러졌다는 동물복지 유정란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소비를 멈출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생명이 우리의 풍족한 삶을 위해 소비되겠지요. 어떠한 삶을 지향해야 할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모두가 덜 고통받기 위해서요. 김리오 기자

패브릭

Casamania Lofoten ⓒ Nichetto Studio 패브릭은 면, 마, 견, 합성섬유 등 섬유 소재로 짜서 만든 모든 직물을 뜻한다. 실내에 쓰이는 가구, 커튼, 소파, 카펫 등의 제품에 쓰이며, 온화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크게 자연 섬유와 합성 섬유로 나뉘며, 자연 섬유로는 식물성 소재인 면, 마와 동물성 소재인 실크, 모직이 있다. 합성섬유로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터, 아크릴이 있다. Aiayu ⓒ Jaime blanc 우리의 공간에서 가장 아늑한 곳은 어디일까요? 아무래도 침실이나, 소파가 있는 거실이 보다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에 두꺼운 담요를 덮고 영화를 보던 기억, 해가 짧아 푸르른 아침에 침대 속에서 꼼지락거리던 기억은 나를 살아가게끔 만드는 시간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엔 사랑하는 당신의 이불에 잠겨 밤새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요. 어쩐지 겨울은 가장 추운 계절이지만, 제일 아늑할 때이기도 합니다. Nya Nordiska Core Classics ⓒ You&Us 패브릭은 공간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제아무리 무뚝뚝한 오브제라도 패브릭을 씌우면 따뜻함이 흐르게 되지요. 패브릭이 우리 삶 속에서 사람과 가장 가까이 맞닿는 오브제이기 때문일 거라 생각합니다. 패브릭은 침구류, 소파, 카펫 등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쉽게 교체할 수 있지요. 공간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내게 맞는 분위기를 효율적으로 연출할 수 있습니다. ⓒ3720 Hi Cushion Wool Flax 1 패브릭의 역사는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사실 인류가 언제부터 패브릭을 만들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것을 보거나 새가 둥지를 트는 것을 보며, 물건을 이동시킬 때 식물로 꼬아 만든 바구니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만 존재할 뿐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석기 시대에 본격적으로 직물이 제직되었다고 해요. Nya Nordiska Core Classics ⓒ You&Us-1 섬유로 이용된 최초의 식물은 플랙스(Flax), 아마입니다. 다년생 아마는 선사 시대 구대륙의 여러 곳에 서식하고 있었으며, 스위스 호반 거주자들은 기원전 8,000년경에 이미 이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는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에서도 재배되었지만, 그중 이집트는 ‘린넨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마 섬유는 견고한 것이 특징으로, 물이 닿을 때 더욱 단단해 대부분 물에 적셔 방적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습기를 잘 흡수하며, 이를 잘 발산하지요. 그 덕에 여름에 자주 쓰이는 직물입니다. Aiayu ⓒ Jaime blanc 마와 더불어 자연 섬유의 우열을 다투는 목화는 아마만큼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고고학적 연구에 의하면, 목화는 기원전 3,500년경 인도에서 직물로써 쓰였다고 합니다. 목화는 인도로부터 서양으로 전해졌습니다. 9세기경 아랍 세력이 커짐에 따라 활기를 되찾았지요. 목화를 가리키는 Cotton도 아랍어 꾸튼(Qutn)에서 유래된 말이지요. 면방직은 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세 유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어요. 또, 면을 만드는 기술은 최근 기계화가 이루어지기까지 기술 변화가 없었을 정도로 많은 손길을 요구했지요. 그렇지만 몸에 자극이 적으며 흡습성이 좋기 때문에 주로 사람과 직접 닿아있는 옷, 붕대, 침구류에 사용합니다. Nya Nordiska Core Classics ⓒ youandus 기원전 2,700년경, 중국의 공주 시링치는 뽕나무 사이를 거닐다 하얗게 보풀이 인 누에고치 하나를 땄습니다. 공주는 고치를 가지고 놀다가 실수로 찻잔에 떨어트렸어요. 이때 고치로부터 하얀 실이 함께 나왔습니다. 이것이 비단의 시작이에요. 찬란한 결을 가지고 실크 로드를 만들어낸 주인공이지요. 비단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아름답고 눈부신 천으로 알려져 전 세계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게다가 흡습성이 좋고, 견고하며, 따뜻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고급스러운 직물로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6010 Circus Pouf Small Large Velour 이렇듯 사람과 깊숙이 맞닿아 있는 패브릭에는 합성 섬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합성섬유는 석유나 석탄을 원료로 만들어진 것으로, 자연 섬유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견고함을 자랑합니다. 합성 섬유에서 가장 잘 알려진 나일론은 구김이 없고 부드럽습니다. 가볍고 잘 늘어나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지요. 여기에 착용감을 보완한 섬유가 바로 폴리에스터입니다. 마찬가지로 구김이 없으며, 쉽게 변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요. 마지막으로 아크릴입니다. 울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아크릴은 주로 다른 섬유와 혼방해 사용됩니다. 보온성과 탄력성이 좋아 니트류에 적합하지요. 김리오 기자

플라스틱

Purho Tabletop ⓒ Karim Rashid 플라스틱은 가열과 가압, 또는 이 두 가지에 의해 성형이 가능한 재료 혹은 이런 재료를 사용한 수지제품을 뜻한다. 최종적인 고형이며 분자량이 많은 것을 플라스틱이라고 하지만, 거기에 이르는 제조공정의 어떤 단계에서 유동성을 가지며, 이때 성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조물주가 세상을 만들 때 유일하게 잊은 물질이라 불리는 플라스틱을 소개한다. Geo Acc Organizing ⓒ Normann Copenhagen 플라스틱은 가볍고 견고합니다. 유리처럼 투명하기도, 어떠한 색도 아름답게 발현되기도 하지요.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덕에 우리는 매 순간 플라스틱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장단점에 대해 말이 많지만, 플라스틱의 시대라는 말은 과언이 아닙니다. 1860년대에는 아프리카코끼리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되었던 때입니다. 당시 당구공의 재료였던 상아를 구하기가 어려워졌지요.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상아로 만들어진 당구공을 대체할 만한 물질을 찾기 위해 상금을 내걸었어요. 이때 미국의 존 하이엇이 나이트로셀룰로스를 이용해 단단한 물질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천연수지로 만든 셀룰로이드, 최초의 플라스틱입니다. 그렇다면, 합성수지를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오늘날 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합성수지를 가리킵니다. 벨기에의 베이클랜트는 1872년 독일의 화학자 폰 바이어가 페놀과 알데히드를 반응시켜 수지를 만들었다는 논문을 찾아냈습니다. 이를 주의 깊게 살피던 베이클랜트는1909년, 포름알데히드와 페놀을 이용해 플라스틱을 만들었습니다. In Use Geo Bunny Kontur Krenit Butterfly Dustpan ⓒ Normann Copenhagen 20세기는 전기사업이 큰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베이클랜트가 만든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으로 성형한 뒤에는 다시 열을 가해도 물러지지 않는 열경화성 수지였습니다. 가격이 합리적이며, 내구성도 뛰어났어요. 또, 전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장점 덕에 각종 전자제품에 절연체로써 쓰이게 됐지요. 우리의 삶 속 가장 깊게 자리하는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입니다. 독일의 한스 폰 페치만은 1894년에 디아조메탄을 발견했고, 이를 가열하던 도중 우연히 폴리에틸렌을 발명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페치만은 이 물질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렇게 폴리에틸렌은 잊혀지게 되었어요. Momento Table Lamp ⓒ Normann Copenhagen 폴리에틸렌은 1933년 ICI(영국임페리얼화학공업사)의 연구진들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었습니다. 페치만이 그러했듯이, 실험실에서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것이지요. 이들은 수많은 실험 끝에 특허를 출원하여 공업적으로 폴리에틸렌을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플라스틱은 비닐봉지, 음료수병, 건축자재와 절연재 등 우리 생활에 간편하고 실용적인 모습으로 다양하게 녹아있습니다. Queeboo ⓒ Marcel Wanders 20세기 후반으로 들어오며, 고기능성 플라스틱은 더욱 발전했습니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은 광학재료나 유기물질을 이용한 전기발광소자, 접거나 말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가볍고 투명한 태양전지의 제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공 피부나 연골 같은 인공장기 역시 플라스틱으로 개발되고 있어 의학 분야에 광범위한 활용이 이루어집니다. Daily Fiction ⓒ Normann Copenhagen Form Armchair ⓒ Normann Copenhagen 플라스틱은 우리 주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지만, 쓰이는 수만큼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플라스틱은 땅에서 썩지 않기 때문이지요. 분해성 플라스틱은 이를 해결할 방안입니다. 플라스틱이 가진 가볍고 변형이 적다는 장점을 살리고, 분해성 유기물에 의해 흙으로 돌아가는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연구를 통해 발명되는 다양한 플라스틱은 우리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역사는 짧지만,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오브제, 플라스틱입니다. 김리오 기자

거울

Lust Mirror ⓒ Normann Copenhagen 거울은 빛의 반사를 이용해 물체의 모양을 비추어 보는 물건이다. 우리가 속한 공간에는 크고 작은 거울이 하나씩 자리하고 있다. 크기만큼 공간을 비추는 커다란 거울부터 전구 바로 옆에서 빛을 밝게 반사하는 작은 거울까지, 시시각각 함께하며 형상을 비추는 것이다. 우리의 삶을 반짝이게 비추는 오브제, 거울을 소개한다 MO S17 RISING TALENT FRANCE ⓒ CLAIRE LAVABRE 거울 속 나와 눈을 마주친 적이 있으신가요? 상을 또렷하게 비추는 거울은 외형을 관통해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려주는 것만 같지요. 거울 속 또 다른 나는 익숙하지만 어쩐지 생경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거울을 통해 타인과 마주한 적은 있으신가요? 거울은 다른 장소에 있는 우리를 같은 공간으로 이끌어줍니다. 시야 밖의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에요. 이렇듯 세상을 깊게 비추는 거울은 언제부터 쓰였을까요? 또,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LEDS Clay Dressing Mirror ⓒ Maarten Baas 거울은 기원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바가 거의 없으나, 금속기시대 무렵 제작되었을 거라 예상됩니다. 그래서 과거의 거울은 주로 매끄럽게 간 구리나 청동으로 이루어져 있지요. 이집트에서는 고왕국 시대의 한 분묘에서 완전한 모양을 갖춘 거울이 발굴된 바 있습니다. 약간 편평하면서 대개 거울의 면이 원형인 손잡이 거울인데, 손잡이 부분은 금속이나 나무, 상아로 되어있습니다. 신을 표현한 신상과 인간을 표현한 인상, 파피루스나 로터스를 본뜬 것이 보통이에요. 그리스에서는 미케네 시대에 정교한 선각으로 장식된 상아의 자루가 달린 둥근 거울이 만들어졌으며, 주동기술의 발달로 여러 가지 복합한 디자인의 거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의 입상이 머리 위에 원형의 거울을 받치고 있는 모양의 경대, 정교한 부조나 은으로 상감을 한 뚜껑이 달린 거울 등은 뛰어난 작품이지요. 이들 장식은 화장도구라는 성격에서 섬세한 여성적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고, 또 관능적인 장식주제가 선택되는 일도 적지 않았어요. 이 경향은 헬레니즘기에 들어오면서 점점 더 짙어집니다. 에트루리아의 거울은 손잡이 거울이 많으며, 장식은 그리스와 공통되지만, 특히 유려한 선을 활용한 은상감의 기술이 뛰어났습니다. 로마 시대의 거울은 그리스·에트루리아의 형식을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당시의 사치한 풍조를 반영해 호화로운 장식을 한 거울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상류계급에서는 은제의 거울도 사용되었어요. Horizon Mirror Round ⓒ Normann Copenhagen 중세에는 일부 귀족계급의 용품을 제외하고는 거울이 소형으로 바뀌고 검소하게 되었습니다. 갈아서 광을 낸 금속 조각을 나무나 상아의 작은 곽, 또는 빗의 일부에 끼운 것 등 휴대하기 편리한 것이 나타났으며, 특히 표면에 기사 이야기의 장면 등을 부조한 상아제의 뚜껑 달린 거울을 귀부인들이 애용했어요. 유리 거울은 12~13세기경부터 점차 보급되어 1373년에는 뉘른베르크에서 유리 거울 직공조합이 결성되었습니다. 르네상스기에 유리제작의 중심이었던 베네치아에서는 유리판의 뒷면에 주석박을 붙이는 방법이 발명되어 이런 종류의 제품이 금속거울 대신 전 유럽에 보급되었어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거울은 19세기에 이르러 보급된 것입니다. 평평하고 투명한 유리판이 양산된 데다가 은도금의 새로운 기법이 발명된 것이지요. Floor Mirror ⓒ Kaschkasch 거울은 크게 평면거울과 오목거울, 볼록거울로 나뉩니다. 거울의 표면이 편평하고 매끄러운 평면거울은 모든 빛이 일정한 각도로 반사되기 때문에 실제 모습과 가장 가까운 형상을 나타냅니다. 면이 오목한 오목 거울은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가까이에서 보면 크게, 멀어질수록 작게 보입니다. 현미경이나 치과용 거울, 자동차의 전조등에 주로 쓰이지요. 반대로 볼록거울은 빛을 퍼지게 하므로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어요. 도로의 반사경이나 자동차의 백미러, 매장 구석에 커다란 거울도 모두 볼록거울이에요. Flip ⓒ Normann Copenhagen 거울은 사람의 용모를 비추어볼 뿐 아니라 무당들의 무속용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예부터 무당들이 사용하던 세 가지 무속용품은 칼과 방울, 거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거울을 들여다보며 잃어린 것들의 행방을 점치기도 했지요. 지금도 무당들은 금속으로 만든 거울을 사용하며, 수호신의 신체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MO S17 RISING TALENT FRANCE ⓒ SAMY RIO Lust Mirror with Circcus Pouf ⓒ Normann Copenhagen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소재 또한 거울이였습니다. 러시아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의 [이중인격]에서는 거울을 통해 주인공의 또다른 내면을 만들어냅니다. 단지 상을 비추는 것이 아닌 다른 세계로서 대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거울은 대상과 대상을 연결짓습니다. 한 공간에 자리 잡아 다른 곳을 비춰줌으로써 그곳을 더욱 넓고 트여 보이게 할 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비추어 자신을 더욱 깊게 알아가는 데 도움을 주지요. 사이를 연결짓는 오브제, 거울입니다. 김리오 기자

도자기

ⓒSugar and milk set, or soy and ginger set, on a light-coloured platter designed by Scholten & Baijings 원목과 유리 등 세상에는 수많은 오브제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인 도자기는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손길이 닿아있는 오브제다. 도자기는 흙을 빚어 높은 온도의 불에서 구워낸 것을 말한다. 크게 1,300℃ 이하의 온도에서 구워낸 도기와 1,300~1,500℃ 사이에서 구운 자기로 나뉘며, 도기와 자기 및 사기그릇과 질그릇을 통틀어 도자기라고 칭한다. ⓒMila Bowl for Pulpo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꽃은 한 철만 피어나기에 아름답다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면 천천히 지길 바라는 것이 속마음입니다. 도자기는 따뜻한 것은 따뜻한 대로, 차가운 것은 차가운 대로 담아냅니다. 변화하는 것은 멈출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잡아두는 역할을 하지요. 순간이 지속되는 도자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ellenbergerdesign chai teaset walnut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된 인류는 음식을 보관할 수 있는 그릇이 필요했습니다. 구하기도 가공하기도 쉬운 흙은 인류가 선택한 첫 번째 재료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옆의 흙으로 가볍고 단단한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이 그릇을 말려 사탕수수즙을 바른 후 600~800℃ 사이의 불에 구워서 사용했지요. 그렇지만 물이 닿으면 무너지는 것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흙이 물에 약하다는 단점은 모든 문명국가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였습니다. ⓒChimney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마을 바이안에서는 더욱 단단한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다른 불 때기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약 1m 높이의 둥근 담 안에 토기를 쌓아 기와로 덮고, 다시 그 위를 짚으로 덮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구워진 토기는 1,000℃까지 올라간 화덕에 쌓여 더욱 단단하고 세밀한 도기가 되었어요. ⓒChimney 사막을 오가며 무역을 하던 상인들은 어느 날 놀라운 목격을 하게 됩니다. 사막의 모래가 소다나 소금과 섞이면 녹는점이 1,000℃ 이하로 내려간다는 것입니다. 중동 지역의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유리를 발명하게 됩니다. 정제된 흙과 소다를 물에 풀어 도기 표면에 입히면, 이는 소성 과정에서 유리질로 변하게 됩니다. 비록 온도가 낮아 완벽하지 않았지만, 유약이 발명된 순간입니다. ⓒGardenias, vase 고령토는 1,300℃에서 물을 흡수하지 않는 백색의 자기로 변화합니다. 그러나 2,400년 전 은 시대 중국의 도공들은 가마 온도를 1,300℃까지 올릴 수 없었어요. 대신 중국인들은 좋은 흙을 채취하는 것부터 불순물을 걸러내는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확립했습니다. 흙을 빻아 물에 침전시킨 후 고운 체로 걸러낸 것을 태토로 사용했지요. 이 과정에서 자기 태토는 도기 태토보다 점성이 높아 훨씬 얇고 섬세한 성형이 가능해졌어요. 보다 높은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흙을 발견한 도공들은 가마 온도를 높이는 데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Sucabaruca, color 불의 온도가 1,100℃를 넘어서자 나뭇재가 날려 그릇 표면에 내려앉았습니다. 나뭇재는 소다나 소금 역할을 하며 흙 속의 유기질을 녹였습니다. 태토와 화학반응을 일으킨 것이지요. 이를 자연유라 부릅니다. 나뭇재로 만든 자연유는 태토와 만나 완벽한 방수성을 보였습니다. 높은 온도는 유약의 화학적 변화뿐 아니라 태토의 성질 자체도 변화시켰어요. 가마 온도가 1,250℃에 오르면 흙의 성질은 액체와 고체 사이 자화에 이르게 됩니다. ⓒSucabaruca, living ⓒSucabaruca, living 1,700년 전 중국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최초의 흙 그릇 자기, 청자를 탄생시켰습니다. 입때까지만 해도 청자는 푸른빛을 띠지 못했습니다. 청자의 발상지이자 완성지인 중국 월주는 오름가마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름가마의 완성은 청자의 완성으로 이어졌어요. 경사를 이용해 짓는 오름가마는 하나의 방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측면의 불구멍들은 가맛속 불의 상태를 조절하는 데 필요하지요. 갑발에 넣어 구워지는 청자는 산소를 차단당해 푸른 빛의 색을 띠게 됩니다. 이른바 환원작용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TAC Gropius Palazzo RORO 자연의 혜택에 힘입어 중국 북부에서도 많은 자기 생산지가 생겨났습니다. 태토 가운데 유일하게 흰색을 띠는 고령토는 접착력이 강해 희고 얇은 그릇이 됩니다. 북부의 도공들은 고령토를 자화에 이르게 하기 위해 1300℃까지 불의 온도를 올려야 했습니다. 단가마에서 온도를 높이려면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지요. 가마에 불을 지피면 발생하는 상승기류가 가마 내부를 최대한 돌아 나가게 한 것이 바로 백자 가마입니다. 이로써 더 높은 온도가 발생한 것입니다. 월주의 청자가 나타나고 약 300년 후, 백자가 탄생했습니다. 이렇듯 도자기는 흙과 가마 온도에 따라 수십,수백 가지로 나뉩니다. 그에 따라 쓰임새도 다양하지요. 물을 흡수하지 않아 위생적인 도자기는 그릇, 화병, 찻잔, 식기에 주로 쓰입니다. 타일과 기와 등 공간을 이루는 오브제가 되기도 하지요. 강한 불이 도자기의 내구성을 좋게 만들어주며, 색과 형태를 보존해주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오브제, 도자기입니다. 김리오 기자

유리

Glass Mix Motion Cristall ⓒ Normann Copenhagen-1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유리를 마주한다. 꽃을 담는 화병부터 시력의 교정을 돕는 안경, 공간 너머의 풍경을 비추는 창까지 유리는 우리의 일상을 담는다. 이처럼 쓰임이 많아 우리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유리는 무엇이든 반영·투과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런 유리의 특성 덕분에 우리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공간을 넘어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오브제, 유리를 소개한다. Cognac Glass ⓒ Normann Copenhagen-6 어릴 적 눈이 나빠지기 시작한 저는 어머니와 함께 첫 안경을 맞췄습니다. 콧대를 간질이는 안경대는 불편했지만, 난시가 심했던 저는 그제서야 아름다운 것들을 또렷이 볼 수 있었습니다. 부서지는 햇빛과 빛나는 나뭇잎, 찬란한 바다까지 안경이 발명 이래 70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랑받는 것은 이러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요? Mjolk Zen Han ⓒ Nichetto Studio 사실 초기 안경은 에메랄드나 크리스털 등을 볼록렌즈로 깎은 원시용 안경이었습니다. 15세기이후 산업화의 단계에 접어든 유리는 더이상 사치품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오브제가 되었지요. 특히,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보급되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는 안경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은 각종 서적을 보기 위해 안경이 필요했어요. 인류가 자연적 시력의 한계를 넘어서 대상을 마주하게 된 것은 유리 덕분입니다. 인류는 지금까지 수차례 자연의 한계를 넘어왔습니다. 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주먹도끼부터 먼 거리를 단숨에 이동할 수 있게 만든 바퀴, 생활 습관을 바꾼 전기 등 여러 발명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켰지요. 그중 유리의 발명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공간을 넘어 삶을 변화시킨 유리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을까요? Mr Perswall Temperature 15grader high ⓒ Form us with Love 유리는 크게 일반 유리와 무늬유리, 망입유리, 복층유리로 나뉩니다. 대중적으로 쓰이는 유리 중 하나인 판유리는 일그러짐이 없고 두께가 일정합니다. 무늬유리는 롤아웃 공법으로 제조되며, 판유리의 한쪽 표면에 요철을 넣어 여러 모양의 무늬를 음각한 반투명 유리입니다. 빛이 무늬에 따라 확산되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두꺼운 유리에 철망을 넣어서 만드는 망입유리는 파손되더라도 파편이 흩어지지 않으며, 화재 시 연소를 방지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복층유리는 두 장 혹의 세 장의 유리를 일정한 간격으로 접착해 밀폐하고, 그 사이에 건조 공기를 봉입한 유리입니다. 단열과 방음 효과가 크며 공기층의 두께와 사용되는 유리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Glas Italia_Shimmer ⓒ Normann 유리는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당시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유리 조각과 유리 막대기가 발굴된 것입니다. 이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남부 바빌로니아의 왕 다르 오마르의 점토판 문서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투명한 유리가루에 다양한 물질을 섞어 채색 유약인 연유를 제조하는 방법에 대해 작성되어 있으며, 이는 당시 유리 제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집트의 경우, 기원전 5세기경부터 본격적으로 유리의 생산이 시작됐습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에는 세계 최대의 유리 생산지로 부상했지요. 당시의 유명한 유물로는 유리 암포라를 들 수 있는데, 그것은 유리 속에 모래나 진흙으로 만든 모형을 담근 후 유리가 식어 굳어지면 모형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유리는 세계 각지로 전파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리의 중심 지역이 차츰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났어요. 기원전 1세기경 로마에서는 블로잉(Blowing) 기법이 발명되었습니다. 철 파이프의 앞 끝에 유리를 말아 올려 둥글게 한 후 반대편 끝에서 입으로 바람을 불어 풍선처럼 부풀리는 방법이지요. 당시의 기술자들은 이 방법을 활용해 보다 많은 양의 유리를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었고, 다양한 유리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Glas Italia_Shimmer ⓒ Normann Copenhagen 13세기 초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며 비잔틴제국의 유리 기술자들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정착하게 됩니다. 뛰어난 솜씨를 가진 그들은 베네치아의 상인들이 세계를 누비며 판매할 화려한 유리 제품을 만들었어요. 유리를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섭씨 500도까지 열을 발산하는 용광로가 필요합니다. 당시 베네치아 대부분의 건물은 목조로 이루어져 화재가 발생할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베네치아 정부는 유리기술자들을 무라노 섬으로 이주시켰습니다. 14세기 초, 무라노 섬은 ‘유리의 섬’으로 알려지게 됩니다. 무라노 섬에서 제작된 사치스럽고 섬세한 유리 제품은 높은 신분을 상징하는 물건이 되어 유럽 전역으로 팔려나갔어요. 그 당시의 보석인 셈이지요. Kartell Jellies Table extension ⓒ Normann Copenhagen 사실 평소에 유리를 특별하게 여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주변에 흔히, 여러 형태로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유리가 주는 빛의 형태는 경이롭기만 합니다. 스페인에 위치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제가 머물렀던 장소 중 가장 아름다웠던 곳입니다. 자연을 반영하는 유기적인 곡선, 정교한 조각, 그중에서도 유리로 만들어진 스테인드글라스는 시간에 따라 매 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찬란하게 흐르는 빛이 쏟아져 피부에 닿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경건하게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빛나는 신앙심을 보았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재료에 안료를 넣어 만든 유리나 겉면에 색을 칠한 유리를 기하학적이거나 장식적인 형태 또는 회화적 도안으로 잘라 만든 것입니다. 고딕 건축의 구조상 거대한 창을 달 수 있어 스테인드글라스가 벽화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아름다운 빛은 성스러운 효과를 주어 교회 건축에서 주로 사용했지요. Crystal Rock 2014 LASVIT ⓒ Arik Levy 이러한 역할을 하던 유리는 현대 건축에서 벽의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유리가 주철과 연철, 강철과 결합해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하며 유리 건축물이 만들어지게 되었지요. 1914년 벨기에인 에밀 푸르콜은 수직 방향으로 끌어올리는 공정을 개발해 넓은 판유리를 생산했습니다. 이로 인해 여태 건축물을 이루는 오브제와는 전혀 다른 투명함이 가능하게 되었어요. 건축가들은 보다 더 투명한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유리판의 네 모서리에 구멍을 뚫고 나사로 구조체에 달아맸습니다. 창틀이 최소화된 유리 벽을 구현한 것이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유리 건축물은 현대사회가 요구하는 공정함과 투명함을 반영하며, 건물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것입니다.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을 드러내는 것은 오로지 유리만이 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김리오 기자

원목

Patio set ⓒ Bertjan Pot 정성과 시간은 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애정이 있으니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지요. 원목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오브제입니다. 작은 씨앗은 싹을 틔워 어린 나무가 되고, 어린나무는 시간이 흘러 큰 나무가 됩니다. 다 자란 나무를 베어 켜켜이 잘라 말리면 비로소 원목이 탄생해요.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듯 같은 나무도 없는 것처럼 단 하나뿐인 나무는 제각각 다른 형태를 가진 특별한 원목이 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목은 사용할수록 고급스럽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늘 우리 곁에 있겠지요.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오브제의 높은 가치를 명확하게 설명해줍니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먼 미래까지 늘 우리의 공간에 속하는 원목, 진정 인류가 가장 사랑한 재료인 것입니다. Seating-Noor ⓒ SB_1 저의 부모님은 보성의 작은 마을에 시골집을 사두셨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아니라 어머니가 사신 거라고 해야 정확하지요. 여느 어머니처럼 평생을 착한 딸로, 착한 아내로, 착한 어머니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자신만의 별장이 필요했습니다. 타인에게서 쏟아지는 감정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요. 누구의 말도 누구의 행동도 겪지 않고 싶어 했어요. 그렇게 어머니는 작은 대나무 숲과 앞마당이 딸린 옛 한옥을 찾았습니다. 제 기억 속의 첫 원목은 아마 집 안 거실의 테이블이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손이 닳도록 매만졌던 테이블, 코를 가까이 대면 나무 냄새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작은 도시의 아파트에서 낳고 길러진 제게 집안의나무란 생소하고, 낯설지만 어머니를 따라 자꾸 매만지게 되는 것이었어요. 저는 때로 말이 없는 것이 큰 위로를 준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Ton Split chairs ⓒ Arik LEVY 나무 냄새를 다시 맡게 된 건 어머니의 한옥에 들어섰을 때입니다. 꽤 오래된 집이라 서까래와 기둥, 마루는 원목으로, 벽은 황토가 발려 있었어요. 어머니는 아버지와 먼 곳으로 여행을 가듯, 드문드문 한옥을 찾았습니다. 건축을 하시는 아버지는 사람 손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았던 한옥을 천천히 고쳐 나갔어요. 어머니가 애정하던 원목은 대부분 그대로 둔 체로 아버지는 황토를 다시 바르고, 전구를 달고, 돌을 다듬고, 부모님이 집을 수리할 때면 여느집보다 단단했을 과거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어떠한 인공적인 재료도 없던 그 옛날 어떻게 집을 만들었을까 하면서요. 어느 방향에서든 시원하게 통하는 문과 보온·습도를 조절하는 창호, 따스하고 효율성 높은 구들장까지, 한옥은 과학적입니다. 가족들이 마루에 두루 앉아 별을 세던 여름밤, 여느 날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새삼 선조들이 현명했음을 느꼈습니다. Typecast Chair ⓒ Philippe Malouin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집안에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집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들보부터 지붕을 받쳐주는 서까래, 집을 지지하는 기둥과 대청 바닥까지 휘어진 나무를 그대로 사용했지요. 굽어진 것은 굽은 대로, 옹이가 있는 것은 옹이가 있는 대로 원목 그대로를 사용한 한옥은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WALLPAPER ⓒ Jaime Hayon 우리의 공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원목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요? 처음 인류는 집을 이루는 오브제로써 돌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부족하던 시대에 크고 무거운 돌을 원하는 곳으로 옮기는 것은 다소 벅찬 일이었겠지요.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이집트인들은 최초로 의자와 테이블, 침대 같은 가구를 만드는 데 원목을 사용했습니다. 돌보다 훨씬 가벼워 이동하기 쉽고, 구하기도 쉬운 오브제가 나타난 것입니다. balance box group ⓒ Philippe Malouin 원목은 공구의 발달과 목재의 가공기술이 축적되며 쓰임새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원목으로 만들어진 왕좌나 의자, 궤 등 호화스러운 장식은 모두 고대 이집트 지배층의 권위나 격식을 나타냈어요. 이들은 미라를 만든 뒤 음식, 옷, 가구를 함께 넣어 다음 세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원전 2000년경, 본격적으로 원목을 이용한 가구를 만들었던 그리스인들은 과거 이집트인들처럼 화려하고 장식적이지는 않지만, 단순하고 실용적인 곡선과 둥근 모서리를 적용해 인체에 적합하도록 발전시켰습니다. 커다란 변화 없이 중세 시대를 보낸 원목은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며 혁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상 최고의 예술 시대라 평가 받는 르네상스 시대에는 균형과 조화에 중점을 두어 조각을 풍부하게 사용했어요. 뿐만 아니라 침대와 소파, 수납장 등 원목을 사용한 대부분의 가구에 우화나 신화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 넣어 화려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도록 했지요. BellLight ⓒ Sebastian Herkner 원목은 테이블, 의자, 침대, 수납장 등 여러 오브제로, 최근에는 바닥재, 벽재, 천장재, 몰딩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원목이 가볍고 가공하기 쉬우며, 비중에 비해 강도가 크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기 중의 오염물질을 끌어들여 공기정화에 도움을 주며, 수축과 팽창을 거듭해 실내 습도를 조절하지요. 그뿐만 아니라 소리를 흡수해 소음 방지에도 탁월하고, 특유의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로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등 다양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Friends ⓒ Fuwl 나뭇결이 아름다워 의자와 몰딩재로 자주 사용되는 단풍나무는 무겁고 단단해 충격에도 큰 손상을 입지 않습니다. 착색 처리가 용이하며, 광택이 잘 나고 밝은 적갈색을 띄지요. 오크나무는 밝은 갈색으로, 몰딩재와 단판재로 많이 사용됩니다. 화이트 오크나무와 브라질리언 오크나무가 있으며 내구성이 높고 균일한 강도를 가집니다. 내후성이 뛰어난 소나무는 뒤틀림이 적고 결이 곧습니다. 예부터 한옥에 쓰이는 나무는 소나무로, 소프트우드 중 가장 강도가 높아 건축 자재로 활용했습니다. 이렇듯 많은 장점만큼 여러 종류를 가진 오브제, 원목입니다. Bedroom ⓒ John Kelly_3 김리오 기자

타일

타일(Tile)은 점토를 구워 만든 얇은 판이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겉이 반들반들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덕분에 청소와 관리가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런 특징에 힘입어 화장실, 목욕탕, 부엌 등에 자주 사용되며 강도와 특징에 따라 건물의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다양한 모양과 크기, 색상을 만들 수 있어 바닥이나 벽을 장식하는 데에 많이 쓰인다. 모자이크화(mosaic 畵)의 재료로도 쓰이는데 교회나 성당, 건물의 외벽 등에서 볼 수 있다. 흔히 재료와 굽는 온도 등에 따라 도기질 타일, 자기질 타일, 석기질 타일, 유리질 타일 등으로 나눈다. 타일의 사용은 인류의 문명에 비견될 정도로 오래된 것으로 추측된다. 기원전 4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와르카(Warka)의 모자이크에서도 타일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타일은 다양한 모습과 용도로 인류와 함께해 왔다. 특히나 오래된 서양의 그림에서는 타일을 사용한 과거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풍속화가 피터르 드 호흐(Pieter de Hooch, 1629~1684)의 그림들이다. 네덜란드 중산층 가정의 일상생활을 화폭에 담았던 그의 그림들에서는 바닥을 수놓은 다양한 종류의 타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MARVEL PRO © 유로세라믹(Euroceramic, www.eurotile.co.kr) a floor © Hotel Cort(www.hotelcort.com) BISAZZA CONTEMPORARY CEMENT TILES © Jaime Hayon MAISON © 유로세라믹(Euroceramic, www.eurotile.co.kr) Mutina Tex 010 HR © Raw Edges 기사 노일영

침대II

짚이나 톱밥을 채워 넣은 자루에서 시작된 침대는 이제 최첨단 과학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거듭났다. 금속 스프링이 처음 사용된 19세기 이후로는 워터베드, 에어 매트리스, 라텍스, 메모리폼 등 다양한 매트리스가 발명됐다. 덕분에 요즘의 침대는 예전처럼 여러 겹의 매트리스와 담요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 장의 매트리스면 충분하기 때문에 쉽고 다양한 방법으로 침대를 꾸미거나 관리할 수 있다. 그저 매트리스 위에 씌우면 되는 화려한 매트리스 커버는 겉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매트리스를 순식간에 여왕의 침대처럼 만들어 준다. 요즘은 쉽고 간편하게 여왕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시대다. 오래전 여왕이 누웠던 침대보다 지금 우리가 눕는 침대가 더 편안할 것이다. 그래서 침대는 이 시대의 증거다. 처음 침대가 만들어졌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컸다. 모닥불을 피우고 땅바닥에서 잠을 자던 이들이 처음으로 지금의 침대와 비슷한 자루를 만들어 그 위에서 자던 시절의 일이다. 적게는 다섯 명에서 열 명 정도의 사람이 한 침대를 썼다. 침대가 생기기 전부터 신분이 높은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서로를 보호하고 체온을 나누기 위해 함께 모여 잤고 이 전통이 침대가 생긴 이후에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침대는 온 가족이 함께 쓰는 물건이었고 가끔은 손님들도 함께 사용하는 물건이었다. 사실 지금과 가장 다른 것은 침대의 크기가 아닌 사생활의 개념이다. 지금과는 달리 당시 유럽에서는 사생활을 존중해야 할 가치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이공 침대 © 고트레 Nick Bed © Luca Nichetto, Molteni&c dulux Colour Futures 2017 Denim Drift © akzonobel dulux Colour Futures 2017 Denim Drift © akzonobel dulux Colour Futures 2017 SHARED INDIVIDUALISM © akzonobel 기사 노일영

테이블II

의자는 핵심이다. 의자는 공간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주인의 권위를 드러낸다. 의자에 앉는 이가 공간의 주인이다. 그래서 의자는 권위적이고 이기적이다. 테이블은 다르다. 테이블은 주인이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친목과 대화의 공간을 만드는 테이블의 덕목은 권위가 아닌 공유와 희생이다. 테이블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식탁이 바로 그 예다. 모든 식탁은 그래서 친목과 대화의 장이다. 다양한 크기와 높이, 모양으로 변주되지만, 음식을 나누는 모든 테이블은 기본적으로 식탁이다. 모든 테이블의 원형은 식탁이다. 커피 테이블, 사이드 테이블, 소파 테이블, 티 테이블, 콘솔 테이블 등등 세세하게 나누면 끝도 없이 나눌 수 있을 만큼 많은 분류가 있지만 결국 그 시작은 식탁이었다. 신에게 제물을 바치던 제단에 둘러앉아 혹은 둘러서서 음식을 나눠 먹던 신성한 의식이 모든 테이블의 기원이며 식탁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신에게 바쳐진 제물은 모두 가장 풍요롭고 가장 귀한 것들이었다. 그 제물을 올려둔 제단 즉, 테이블도 마찬가지였고 의식을 마친 후 귀한 음식을 먹던 행위도 마찬가지였다. CCassina Torei © nichetto studio G&R RULLI © nichetto studio Marlon and Stella Armchair © nichetto studio TA BLE HORS SERIE STUDIO MONSIEUR POUR HORS PISTES © STUDIO MONSIEUR, HORS PISTES ET FABRICE SCHNEIDER Palette table © Jaime Hayon 기사 노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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