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영역의 경계가 확장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변화, 자원부족, 인구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도시의 거주공간, 나아가서는 인류생태 환경을 위협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의 총체적 환경 고갈, 상상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더욱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세계를 펜데믹으로 가속시켰고, 이제는 미래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상상력의 욕망을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의 접목,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을 열어야 한다. 미셀 푸코가 이야기하는 현재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인 헤테르토피아적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서 찾아내야 한다. 미래의 건축 란 주제로 현재의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제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09회

움직이는 메타버스 시티

건축이 고정된 장소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곳 어디든 이동하며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많은 건축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러한 상상력은 도시적 스케일로도 확장되었으며, 도시를 움직이는 상황을 능동적으로 제안한 사건도 있었다. 건축물이 유기체처럼 발이 달려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공상과학과 히피적 자유스러움이 결합된 아방가르드한 상상력. 이를 재현한 1960년대 아키그램(Archigram)의 '걸어 다니는 도시(Walking City)'는 상상 이상의 영감을 제공한다. 여기서 고안된 유기적 조직체는 건물인 동시에 운송수단이 되며, 집들이 고정적으로 한 장소에 뿌리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이동성의 욕망을 그 무엇과도 다른 가능성으로 변화시킨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아키그램의 제안을 움직이는 메타버스 모바일 도시로 재현하고자 한다. 기존의 도시를 선형으로 잘라내고 360도 회전시켜 완성된 휠 형태의 무중력적인 도시를 구성하면, 우주정거장 시스템과 같이 휠 자체의 중력시스템을 가동시켜 360도 회전하며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이동도시는 모든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며, 자체 폐기물을 재활용해 자율진화형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이 도시에는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음은 물론 도시의 모든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있다. 주거, 상업, 업무 등 통상적인 기능부터 건강, 리조트, 스포츠, 공원 및 묘지 등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도시와 동일하다. 마치 외계에서 날아온 우주선과 같은 형상이지만 세계 각국을 이동하며 기존의 도시와 에너지, 환경의 요소를 교환하며 도시의 안정성과 변화를 함께 만들어 내는 즉, 기술과 자연, 미래와 인류가 융합되는 시스템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장윤규 / Jang Yoon Gyoo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2004-현재)
건축가그룹 운생동 대표(2001-현재)
갤러리정미소 대표(2003-현재)

 

비저너리 건축 디자인랩
Creative Director. Jang Yoon Gyoo
Lead Architect. Kim Mi Jung
Designer. Yang Won Jun, Kim Min Kyun
Assistant designer Choi Ji Hun

 

 

VISIONARY ARCHITECTURE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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