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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후배의 인연을 시작으로 2013년 투닷건축사사무소를 함께 설립한 조병규, 모승민 대표. 투닷만의 전략적인 직관과 통찰을 발휘하여 단독주택 및 소형 집합주택, 다가구주택 등 다채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양수리에 두 사람이 함께 살고 있는 집을 직접 설계, 시공하면서 일터 역시 이곳으로 옮겨왔고 직주근접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운명처럼 함께하는 형제들을 만나 양수리 오형제, 변방의 건축가로 불리며 사람 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더불어 사는 삶을 고민하고 탐색하는 건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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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투닷건축사사무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모승민. 학교 선후배로 처음 만나 조소장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2013년 서울에서 회사를 시작했다. 사명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우리가 하는 일들이 결국 선을 긋고, 그림을 그리며 무언가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라 생각한다. 이 기본이 되는 것이 '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점과 점을 연결하듯 사람과 건축을 연결하고, 연결에 대해 고민하고, 질문하는 우리의 모습을 담아서 사명을 짓게 되었다. Dot to Dot이라고 기초 단계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점을 이어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인데 거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조병규. 3년 전 양수리로 사무실을 옮겨와 다섯으로 식구가 늘어났고 단독주택이나 소형 집합주택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우리는 서로 '양수리 오형제'라 부르는데, 지금의 인원 구성이 되기까지 뭔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도 그렇고 직원들도 스스로 여기까지 오기 위해 어떠한 결심이나 각오가 없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아닌가.

Q. 주거 프로젝트를 주로 다루고 있는 것 같다. 주거 공간을 바라보는 시선, 투닷건축사사무소만의 방식이 궁금하다.
모승민. 건축주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가장 첫 번째인 것 같다. 그분들이 집에서 어떤 생활을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취하는지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계속 듣고 이를 취합해서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간다. 과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이를 그대로 가져올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것을 제안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을 거치는데, 이러한 과정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것 같다. 2~3년, 짧게는 1년 후에 결과물이 완성되는데, 건축주와 많이 닮아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만의 시선이라기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실현시켜준다.

조병규. 건축가의 욕망이 아닌 건축주의 욕망을 잘 구현해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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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양평에 사무소를 두고 대표님 두 분은 양수리에 집을 지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조병규. 양수리에 오게 된 이유는 꼭 여기서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기보다 집을 짓는 게 먼저였던 것 같다. 집을 짓는 현장 사무실 개념으로 시작을 했고 자연스레 머무르게 됐다.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모조'의 경우 본인의 집을 직접 짓는, 건축가라면 당연히 꿈꾸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설계와 시공, 감리 영역까지 모두 경험하고 건축주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다. 또, 건축주에게는 권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방식이나 검증되지 못한 부분들을 우리 스스로 실현한 것도 있다. 이러한 부분이 좋은 계기로 작용하고 힘을 갖게 돼서 결국은 또 다른 영업 수단이 되어 준 것 같다. 양수리에서 '모조'는 우리에게 중요한 발판을 만들어준 프로젝트다.

양평에 오기 전에는 서울을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는 주택을 많이 다루는 입장이니까 오히려 서울에서 벗어나는 것이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 같았다. 이곳에서 건축 수요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시는 분들이 예상보다 많았고, 더 가깝고 친근하게 찾아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여러 젊은 건축가들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

Q. 투닷건축사사무소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조병규. 관계다. 건축의 전 과정은 관계로부터 시작하고 끝이 난다 생각한다. 건축주의 의뢰로 디자인이 시작되고, 그간 작업해온 결과물에 대한 믿음이 첫 번째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해와 동감을 비롯해 어떻게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건축주와 건축가 간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곧 설계의 과정이다. 뿐만 아니라 시니어와 주니어 건축가, 우리 오형제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훌륭한 결과물이 나오기 어렵다. 시공자와 건축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무조건 이끌기보다 타협 지점을 제안하고, 나의 고집이 건축주를 위한 길인지 생각해야 한다.

모승민. 결국 신뢰에 대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작업할 때 나 혼자 진행을 하는 개념은 아니지 않나. 건축이라는 건 결국 사회 속에서 다 함께 필요로 하는 일이고 서로가 제안하는 일을 믿어주고 원하는 대로 진행할 수 있게끔 기다리고, 그렇게 다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력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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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모승민. 양평에서 지역 유지, 면장님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관계가 많이 생겨났다. 이런 기회를 통해 이전에는 우리가 하지 못했던, 관계를 통해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가 바로 마을회관 리모델링이었다. 지역에는 아직까지 과거에 멈춰져 있는, 오래된 기능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한 리뉴얼 작업을 해보고 싶다. 사람들이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티에 대한 공간이 지역에도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공공 건축과 민간 건축 사이의 이야기라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현장에서의 결과물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건축 서비스를 잘 모르는 주민들도 우리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지역에서 좀 더 넓은 의미의 건축을 해보고 싶다는 게 바람이다.

조병규. 모소장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투닷이 우리만의 투닷이 아닌 형제들이 함께하는 투닷으로, 우리보다 오래도록 살아 남았으면 좋겠다. 나와 모소장이 양수리를 떠나도 투닷은 이 곳에 오래도록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모승민. 우리가 1세대였다면 2세대, 3세대의 새로운 리더들이 계속 이어가는 거다. '투닷'이라는 브랜드로서 계속해서 가치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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