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림 씨 부부의 집은 결코 크지 않다. 결혼 4년 차를 맞은 두 부부와 두 마리 강아지의 보금자리인 이곳은 소소하지만 세련된 멋을 담고 있다. 흔한 구조의 원룸형 오피스텔이지만, 얇은 가벽이 서재와 거실을 효과적으로 분리했다. 주방에서 거실, 거실에서 서재, 다시 거실에서 침실까지. 분명 문 없이 하나로 연결된 공간이지만 각 공간 별로 다른 포인트를 주어 단절성과 연속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내츄럴함을 좋아하는 재림 씨의 집에서는 튀지 않고 공간에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우드 톤의 소품을 자주 만나게 된다. 주방, 거실, 서재 곳곳에 배치된 소품에서 취향을 읽을 수 있다. 리듬체조 강사로 일하는 재림 씨는 종종 집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탁 트인 공간과 대형 거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모두 이따금씩 수업을 위한 도구로 변신한다. 탁 트인 재림 씨의 집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장점이다. 인테리어 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무작정 색깔 맞춰 살 필요는 없어요. 사기 전에 충분히 많은 자료를 보고 컨셉을 잡는 걸 추천합니다. 너무 유행을 타는 건 질리기도 쉬우니 과감히 선택에서 제외하시구요.”

 

 

거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미니멀과 레트로가 거실을 가장 잘 설명하는 두 단어일 것이다. 스스로를 ‘집순이’라고 소개하는 재림 씨의 집에는 따로 TV가 없는데, 거실에 있는 칠판을 스크린처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실은 그렇게 연습실이 되기도, 영화관이 되기도 한다.

 

 

서재 별도로 책장을 들이는 대신 기존 벽의 한 부분을 책장으로 만들어 실용성을 높이고, 울타리를 설치해 손님이 왔을 때 강아지들이 쉴 공간을 만들었다. 독특한 디자인의 볼드 체어가 눈길을 잡아 끈다.
 

 

주방 아일랜드 식탁을 놓고 ㄷ자로 공간을 꾸며 좁은 주방을 보완했다. 검은색 벽지가 붙어 있던 자리에 녹색 시트지를 붙였다. 다른 공간처럼 흰색으로 통일할 수도 있었지만, 흰색 벽 위에 주황색 냉장고는 너무 튀었다. 절충점은 녹색이었다.
 

 

침실 복층이지만, 성인 남성이 설 수 있을 높이여서 큰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침실은 ‘단순함’이 포인트다. 낮은 프레임의 침대 하나와 조명, 드로잉이 재림 씨에게 아늑함을 선물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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