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동의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 셀프인테리어를 통해 포근한 보금자리가 된 이곳에는 IT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조솔희 씨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고양이 쪼서가 지내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고른 재료들로 내 집을 꾸민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직접 시공을 하다 보면 절감되는 비용이 매력적이어서 남편과 함께 셀프인테리어에 도전하게 됐다. 
 
거실 집을 꾸미기 전, 업무에 치이다가 퇴근 후에 집에 돌아와도 말없이 TV를 보며 저녁을 먹는 등 황금 같은 저녁 시간을 그냥 보내기 아까워 소파와 TV를 없애기로 했다. 또한, 결혼 후 한집에 살게 되면서 오히려 전보다 대화가 적어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들을 위한 소통과 생산성의 공간이 필요했다.
 
벽, 문 페인트칠이나 손잡이 교체, 주방 타일, 커튼, 캐노피 설치, 걸레받이, 베란다 우드 타일 등 화장실 타일을 제외하고는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이 집은 두 사람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휴식공간으로서 의미가 크다.
 
▲주방 현관을 들어서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거실이 바로 시야에 들어오도록 주방에는 큼직한 가구를 두지 않았다. 조리대가 다소 작았기에 식탁형 렌지대로 수납공간을 조금 늘리고 싱크대, 벽지 등을 보완했다.
 
거실과 두 개의 방, 주방과 베란다 등 공간마다 다른 컨셉을 주고 싶었지만, 그 공간들이 한데 어우러지도록 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 또한, 유행을 따르면서도 너무 흔하지 않은 느낌을 주고 싶었고, 낡은 아파트이다 보니 시설이 노후화된 부분들을 어떻게 커버할 수 있을지 남편과 상의를 많이 했다고 한다. 또한, 인테리어 쇼룸을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얻고 SNS에 포스팅되는 셀프인테리어 관련 이미지들을 참고했다.
 
▲안방 공간이 넓지 않아서 화이트톤의 가구와 벽지로 확장감을 주었다. 침대 위에서의 아늑함을 위해 캐노피를 달아 포근한 침실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비록 평일에 출근하고 주말에 공사를 하는 강행군 때문에 공사 말 즈음에는 부부가 모두 몸살에 걸리는 등 고생을 많이 했지만, 고생 끝에 탄생한 소중한 공간인지라 더욱 애착이 간다는 이 집은 때로는 부부의 가죽공방으로, 때로는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는 공간으로 변하며 두 사람이 퇴근한 후 돌아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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