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께서는 무언가 뚝딱뚝딱 만들고 바꾸는 것을 좋아하셨어요. 그때는 제가 아버지께 그만 좀 만들라고 했었는데 이젠 제가 그러고 있네요.(웃음)” 어느 순간 그의 모습을 닮아 있었다, 내가 마땅치 않아했던 모습까지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놀랍다. 아이가 세상에 첫 울음을 터뜨리며 나왔을 때, 우리는 아이를 마주하고 DNA의 위대함을 새삼 느낀다. 살아가면서도 마찬가지다. 부모는 자식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식은 어느 샌가 미워했던 부모의 모습까지도 꼭 닮아있다.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에 대한 그리움으로 첫 페인팅을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에 그녀는 그의 모습에 더 가까워져 있었고, 집은 그녀에게 가장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
 

거실 차콜 톤으로 포인트를 준 거실은 창 안 가득 빛이 들어오며 은은한 분위기를 풍긴다. 컬러와 높낮이가 다른 소파를 배치해 공간의 활용도를 높였다.


차콜 톤으로 포인트를 준 집 안에 들어서면 창 가득 빛이 들어와 은은함이 집 안 가득 맴돈다. 입주한 지 8년 차, 벽지를 보수하기 위해 페인팅을 선택했다. 안방을 제외하고 그녀 혼자 틈틈이 공간을 칠해나갔다. 허전해 보이는 공간에는 조명과 선반 등을 설치하며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로 바쁜 오전을 보내고 나면 그녀는 음악을 들으며 차를 마시거나, 침대에 누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실내에 스며 드는 빛에, 그날의 날씨에 따라 예쁘게 보이는 공간이 있다면 사진으로 남겨둔다. 그 순간은 공간에 오래 머물러본, 그 곳에 많은 애정이 있는 사람만 이 발견할 수 있는 찰나일 것이다. 그녀의 애정이 가득한 공간은 그녀의 지인들에게도 자리를 내주며 누구나 찾고 싶은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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