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고애림씨는 6살 때부터 20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나만의 공간’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간직해왔다. 고애림씨가 오래도록 살아오며 남다른 애정으로 꾸며낸 이 아파트에는 그녀와 남편, 그리고 두 딸 이수와 이서가 거주하고 있으며 코카스패니얼 ‘봉구’가 든든하게 두 공주님을 지키고 있다. 전문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만은 업체에 위탁했지만, 비전문가가 하기 어려운 타일 시공부터 몰딩, 페인트칠 등의 작업을 3주 동안 혼자 해낸 그녀는 가녀린 외모와는 다르게 과감하고 끈기 있는 성격이다. 이 과정을 통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절약할 수 있었고, 같은 아파트 위층에 살고 계시는 친정어머니께서는 고애림씨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셨다. 
 
 
거실 화이트 & 그레이로 단순하고 차분한 컬러를 활용해 깔끔하게 꾸몄다.
 
전직 헤어 디자이너인 그녀는 원래부터 감각이 있고 손재주가 좋았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만의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자 했다. 깔끔한 미니멀리즘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기에 벽과 타일, 헤링본 바닥 및 가구 등은 여러 컬러로 포인트를 주기보다 심플한 화이트 & 그레이로 통일했다. 취미 삼아 디퓨저나 향초 등을 만들어 주변에 나눠주고 있는 그녀지만 집의 컨셉인 미니멀리즘에 맞게 집안의 소품 진열을 최소화시켰다.
 
 
주방 직접 시공한 주방의 타일 역시 집안 전체의 톤과 조화를 이루는 그레이.
 
이렇게 작업한 그녀의 집에 어릴 때부터 알던 경비아저씨나 여러 주민분께서 종종 구경하러 오시고, ‘이 집이 누리아파트에서 제일 예쁘게 꾸민 것 같다’며 칭찬을 해주신다고. ‘작업 공간에 맞춰 타일을 절삭할 때는 절단기로 한 번에 잘라내면 안 돼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에서 우러난 실용적인 팁들을 제시했다. 또 다른 팁을 물으니, ‘오래된 아파트의 방문에는 몰딩 장식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몰딩을 제거하고 페인트칠을 하려면 꼭 샌드페이퍼를 사용하세요. 표면의 거친 부분을 샌드페이퍼로 다듬은 다음에 칠을 해야 거친 흔적이 남지 않아요.’라고 초롱초롱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답했다.
 
아이방 딸 아이 방은 우드 컬러와 화이트 톤으로 조금 더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다.
 
해본 사람만 알법한 부분들을 시원시원하게 조언해 준 그녀는 이번 도전이 힘들긴 했지만 먼 훗날 이사를 가더라도 또다시 그녀가 사랑하는 인천의 오래된 아파트로, 그곳 역시 본인만의 스타일로 꾸미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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