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부족한 택지와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지어졌다. 내부 구조 역시 내 집과 옆집이 다르지 않다. 전형적인 공간 구성으로 거주자의 개성이 무시된 채 모든 이들의 생활 패턴이 비슷해진다고 염려하는 이 역시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공간 구조는 우리의 생활 패턴에 편리하다. 우리의 민족 성향에 맞춰 디자인되어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혹은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닭이냐 달걀이냐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첨예하다.


거실 종종 방문하는 친정 식구들을 위해 우드슬랩을 제작했다. 거실은 탁월한 채광과 간접조명으로 밝은 집안 분위기를 연출한다.

 

결국 익숙해져버린 공간을 바꾸기란 어렵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용인에 사는 이주희씨는 과감한 공간 구성으로 생활공간을 꾸몄다. 주방부터 거실까지 연장선처럼 이어지는 구조는 기존 일반 가정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구성이다.    


 

그녀는 전시뿐만 아니라 영화, 책 등 폭넓은 인사이트를 통해 인테리어 영감을 받는다. 또한, 제한적인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품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의 집 곳곳에서 보이는 소품은 매우 값비싸보인다. 하지만 가격을 알고 나면 소품보다 그녀를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이주희씨는 경제적이면서 만족도 높은 셀프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이 알아보고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한다” 얘기한다. 이는 수능만점자가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와 같은 김빠지는 조언 같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꿀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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