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기계 설계를 하는 남편과 다섯살 아들과 함께 사는 플로리스트의 이름이다. 남편과는 일본에서 만났다. 꽃을 배우기 위해 일본에 갔던 장미 씨는 지내던 사설 기숙사에서 남편을 만났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 중이었다. 드라마 같은 만남은 결혼으로 결실을 맺었다. 부부의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 느낀 건, 이 집이 잘 추려낸 취향으로 꾸민 은하수 같았다는 것이다. 따뜻한 질감의 음악이 공간을 메우고, 인센스 스틱이 만든 향은 공기를 끊임없이 부유한다. 음악과 향이 만든 분위기를 완성하는 건 인테리어였다. 조명과 오디오에 조예가 깊은 남편과 공간을 수놓은 오브제와 화기들이 만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집이 탄생했다. 이곳은 그러니까, 두 사람이었기에 가능했던 집이다.

 

 

 


장미 씨는 낡은 소품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도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들을 사랑한다. 집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빈티지 오디오 제품들, 턴테이블과 LP판, 90년대에 발매된 음반들, 이제 더 이상 수리할 곳도 찾기 힘든 아이팟,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가구들까지.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아늑한 공간이 탄생했다. 그는 인테리어는 “예쁜 것을 유행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집은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해요. 잘 입는 옷의 색들을 살펴보세요. 그럼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색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그 색을 바탕으로 집을 꾸며 보면 어떨까요?” 곧 하나 뿐인 가장 편안한 공간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거실 장미 씨가 자주 앉는 책상이 보인다. 이곳에서 그는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거실 가득 쏟아지는 햇살을 본다. 빈티지 소품이 곳곳에 가득 차 있다. 

 

 

   

 

 

주방 손님들이 오면 함께 이곳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많은 것을 건드리지는 않았지만 의자와 조명, 시트 등이 거실의 분위기와 낯설지 않게 조화한다.

 

 

 

침실 독특한 구조 탓에 고심을 많이 했지만 하얀 벽 덕에 깔끔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역시 곳곳에 낡은 오디오 제품들이 돋보인다.

 

 

 

아이방 아이의 놀이방. 색감이 있는 물건이 많기에 가구는 화이트를 택했다. 아이 역시 장미 씨를 닮아 조용하고 깔끔한 성격인 탓에 물건을 가지고 놀다가도 곧잘 치워 놓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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