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_LAB은 지역과 소통하고 개개인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창조적인 공간을 만드는 디자인 그룹이다. 지역의 장소성, 개인의 생각과 교감하며 더 좋은 문화 공간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과물이 미래에 지속 가능한 가치로 전달될 수 있도록 새로운 해석과 생각을 더하며 우리에게 좋은 공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랩은 세종대왕이 공직자에게 사색을 위해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휴식 제도를 둔 것에 모티브를 얻어, 유독 책과 관련이 깊은 서촌에 책과 함께 휴식이 되어주는 ‘일독일박’을 완성했다.

 

 

 

 

 

 

경복궁 서쪽 마을, 서촌은 예전부터 문인과 예술가들이 머무르는 장소였다. 여러 책방과 상점들을 따라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다 보면 포도나무 덩굴 아래 작은 한옥, 일독일박이 위치하고 있다. 일독일박은 하루에 한 팀만 머무는 조그만 스테이다. ㄷ자 형태의 공간은 가운데 중정을 두고 침실, 주방, 다이닝, 다락서재로 둘러싸인 구조이다. 현관을 지나 첫 번째로 우리를 맞이하는 공간은 중정이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족욕을 즐길 수 있는 탕은 중심에서 일독일박이 주는 치유의 분위기에 힘을 더한다. 중정은 모든 공간이 연결되는 통로로서 빛, 바람, 풍경의 고요함으로 우리에게 쉼을 허락하는 휴식의 공간이다.

 

 

 

 

 

 

 

침실은 한옥의 따뜻한 분위기를 온전히 담았다. 창을 열면 중정의 나무가 보이고 주변의 소리가 들려온다. 단순하고 소박한 침실에서는 자연의 요소만으로도 공간이 건축에 맞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별도의 공간적 조작 없이 빛과 바람, 그리고 소리만을 지각하며 우리는 일독일박에서 얻을 수 있는 감각을 경험한다. 침실 전면의 창은 중정과 연결되고 옆의 문은 거실로 연결되면서 가변적으로 변화하는 한옥의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기존 한옥을 리모델링한 일독일박은 외부의 폐쇄적인 구조에 반해 내부는 개방적인 레이어 형태이다. 내부는 언제든지 문을 여닫으며 공간을 확장하기도, 축소하기도 하며 유연한 공간으로 변화한다.

 

 

 

 

 

 

 

 

 

 

 

 

 

ㄷ자 구조의 일독일박에서 주방과 거실은 ㄱ자로 꺾이는 공간에 위치한다. 주방의 넓은 조리대는 부피가 있는 가구임에도 틈새 공간을 활용해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내부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아 분주하지 않게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실 수 있다. 식탁 옆의 창을 열면 맞은편 너머로 다이닝 공간이 보인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책이 소통하는 것처럼 공간과 공간이 소통한다. 주방과 거실은 중정으로 이어지는 문 이외에도 여러 개의 창을 두어 채광을 확보했다. 주방 옆으로 현관 복도를 가로지르면 다이닝 공간과 2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자리한다.

 

 

 

 

 

 

 

 

 

 

 

 

다이닝실은 지랩이 독서에 대한 재해석으로 만든 공간이다. 혼자서 하는 독서만이 아닌, 여럿이서 토론하고 대화하는 독서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다이닝실을 만들었다. 사다리를 오르면 맞이하는 다락 서재는 서까래와 대들보가 눈높이에 맞춰져 아늑한 공기로 우리를 맞이한다. 다락이라는 단어와 공간의 아늑함은 우리에게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일독일박은 책을 읽는 다양한 방법을 공간에 담았다. 우리는 이곳에서 복잡한 세상 속 한 권의 책과 휴식을 통해 온전한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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