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건축 
VISIONARY ARCHITECTURE

 

01회 - 라이프스타일 집합주거
02회 - 재난키트 트레일러
03회 - 트랜스포머 광장
04회 - 움직이는 집, 모빌리티 하우스
05회 - 땅을 분양하는 집합주거
06회 - 공기정화 골목
07회 - 물속의 도시 워터시티
08회 - 입체 도시공원
09회 - 자라나는 도시 블루밍시티
10회 - 도로가 도시가 되는 리버스시티
11회 - 커뮤니티 데이터센터
12회 - 달까지 가는 마천루

 

과학기술영역의 경계가 확장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변화, 자원부족, 인구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도시의 거주 공간 나아가서는 인류생태 환경을 위협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지구온난화, 생태계 파괴 등의 총체적 환경 고갈, 상상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더욱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세계를 펜데믹으로 가속시켰고, 이제는 미래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상상력의 욕망을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의 접목,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을 열어야 한다. 미셀 푸코가 이야기하는 현재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인 헤테르토피아적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서 찾아내야 한다. 미래의 건축 <VISIONARY ARCHITECTURE>란 주제로 현재의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제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03회
트랜스포머 광장

 

디지털 시대인 현재의 건축은 정적인 구조물이 아니라, 로봇기술의 발전이나 동역학과 연계된 센서기술 등의 발전을 통해서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외피가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전체 건물이 움직이는 다양한 실험의 한 부분이다. 20세기 초 미래파는 현대적인 삶의 속도와 기계의 합일을 목표로 했던 것과 일치하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변화를 요구하며 전통적인 예술로부터의 단절을 표명하고 기계를 통한 경험, 속도, 현대 도시의 찬양, 새로운 재료, 메커니즘의 혁신을 꿈꿨다. 또한 러시아 구성주의자들은 기계를 예술의 오브제로 생각했을 뿐 아니라 건축의 본질로도 생각했다. 이에 따라 기계 부속품과 같은 금속질의 기하학적 디자인을 추구하고, 과학 및 기술과 관련된 모든 테크놀로지의 이점과 현대적인 삶의 투영을 총합해 미학적 장치를 만들었다. 그러나 미래주의나 러시아 구성주의는 회화, 조각 등의 작업을 통해 기계적 역동성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지만, 건축적 공간화의 실현은 이루지 못했다.
 

현대로 접어들면서 컴퓨터 기술과 기계적 작동 장치의 발전으로 여러 건축가들이 기계적 역동성을 실현시킬 가능성을 발견했으며, 새로운 적용을 탐닉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컴퓨터 언어인 알고리즘이 건축디자인에 적용되면서 파라메트릭 디자인을 가능케 한 것과 같이 비선형적이고 불규칙한 공간과 형태, 스킨을 쉽게 만들 수 있는 건축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건축가들의 꿈은 비선형처럼 특이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사이보그적 건축을 원하는 욕망도 함께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공공의 공간과 장소는 살아있는 변화를 공간적으로 수용하는 요구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공공의 공간은 많은 사람들에게 열려진 공간이자 비확정적인 공간이다.이에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용하여야 하며 끊임없는 변화가 요구된다. 따라서 건축물 자체와 장소의 움직임이 다양한 도시적 공공성을 촉발할 수 있는 장치의 역할을 수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한복판에 있는 광화문 광장이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와 행위를 담아낼 수 있는 공공 공간이자 움직이는 장소가 된다. 광화문 광장은 차도를 배제하고 시민을 위한 완벽한 보행공간으로서, 일정한 모듈로 구성된 공간을 광장 내에 숨기고 무대장치와 같은 시스템을 적용해 광장의 다양한 변화를 꾀한다.

광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벤트와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수직적으로 움직이는 박스들이 다양한 공간의 조합을 제시한다. 즉 장소 자체가 프로그램에 맞춰 변화되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광장이 되어 스스로 변신하는데, 이는 단순히 건축의 형태나 구조를 변화시키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공간적 혁신을 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건축은 이제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나 물적 장치가 아니라 요구와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움직이는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실험적인 틀이 되어야 한다.

 

 

 

 

 

 

 

장윤규 / Jang Yoon Gyoo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2004-현재)
건축가그룹 운생동 대표(2001-현재)
갤러리정미소 대표(2003-현재)

비저너리 건축 디자인랩
장윤규, 김미정, 양원준, 김민균,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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