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영역의 경계가 확장되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기후변화, 자원부족, 인구 저출산 및 고령화 등 도시의 거주공간, 나아가서는 인류생태 환경을 위협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자본주의 심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지구온난화,생태계 파괴 등의 총체적 환경 고갈, 상상할 수 없었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더욱 인류를 위협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세계를 펜데믹으로 가속시켰고, 이제는 미래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이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온 상상력의 욕망을 건축과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여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의 접목,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우리는 삶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을 열어야 한다. 미셀 푸코가 이야기하는 현재에 존재하는 유토피아인 헤테르토피아적 가능성을 바로 눈앞에서 찾아내야 한다. 미래의 건축란 주제로 현재의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제안을 모색하여야 하는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11회

움직이는 물의 지형

 

자본주의의 보편화에 따른 소비지향적인 사회가 초래한 지구온난화, 자연고갈, 에너지 고갈 등의 위험성이 더욱 대두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은 피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다. 특히 대도시의 인구, 건축, 인프라 등의 끝없는 팽창과 소모는 도시민의 새로운 자연적 요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도시의 자연적인 요소 중에서도 물은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귀중한 자산이며 인간의 생존에도 꼭 필요한 요소다.

 

기존 도시에서의 강의 공간, 물의 공간은 확정적이다. 또한 물이 나아가는 길은 제방으로 둘러 쌓여 일정한 형태로만 흘러간다. 과거의 물의 공간이었던 강은 확정적이지 않은 자유로움이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변화하고, 또 지형을 변화시키고 구성했다. 한쪽에 모래가 쌓여 모호하지만 유연한 프로그램을 담는 지형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다양한 식물 생태계를 수용하는 모호한 경계공간이기도 하였다.

 

과거 강의 공간이 그랬던 것처럼, 미래의 물의 공간은 닫혀진 도시 속 공간이 아니라 무한히 열려진 장소이며, 지형을 따라 변환되어야 한다. 우리는 물의 공간을 통해 통상적으로 구축되고 확정적인 프로그램을 담아내는 방식을 지양하고, 항시 변화할 수 있고 자라날 수 있으며 무한한 매트릭스 공간을 수용하는 살아 있는 지형을 구성하고자 한다. 따라서 매트릭스 랜드스케이프를 통해 공공을 위해 끝없이 열린 공간이며, 무한한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을 품은 열린 물의 공원을 제안한다.

 

열린 물의 공원은 도시의 길과 광장을 담아내는 열려진 문화 커뮤니티적 프레임이며 동시에 인프라적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사람들의 일상과 관통하는 도시 구조와 정신적 휴식공간, 일탈적 자연공간 사이를 연결하는 개방과 변화의 접점이 되며, 자연의 공간이자 도시를 위해 다방향으로 열려진 인프라 공간이 될 것이다. 물과 도시의 경계는 결국 사라지게 된다. 물과 도시의 구분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매트릭스로 구성된 지형은 물의 공간 프로그램과 도시적 프로그램을 모두 수용하는 새로운 지형으로 변화할 것이다

 

 

장윤규 / Jang Yoon Gyoo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교수(2004-현재)    
건축가그룹 운생동 대표(2001-현재)
갤러리정미소 대표(2003-현재)

 

비저너리 건축 디자인랩
Creative Director. Jang Yoon Gyoo
Lead Architect. Kim Mi Jung
Designer. Yang Won Jun, Kim Min Kyun
Assistant designer Choi Ji 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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