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적 서사를 담은 공간을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자신들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스튜디오가 있다. 송수현 소장과 강민정 실장이 이끄는 ‘디자인 스튜디오 쏭(design STUDIO SSONG)’이 그 주인공이다. 2015년 설립된 디자인 스튜디오 쏭은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가구와 오브제까지 다양한 작업을 이어오며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구축해 왔다. 한국 고유의 색깔을 풀어낸 이들은 최근 2년간 해외 디자인 어워드에서 잇달아 수상했다. 전통 마당놀이를 공간으로 풀어낸 ‘카페 개방’은 ‘2026 German Design Award’ Winner로 선정됐으며, ‘2026 BIG SEE Interior Design Award’ Silver와 ‘2025 LIV Hospitality Design Award’ Honorable Mention에 각각 올랐다. 또한 아산 맹씨행단의 구조를 적용한 ‘YBM ECC ENGLISH’도 올해 ‘Frame Awards’에서 Silver를 수상했다. 매 프로젝트마다 공간의 잠재력을 다각도로 해석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송수현 소장과 강민정 실장을 만나 공간에 담아온 서사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물었다.
©박희진(studio LUX)
독일디자인어워드(GDA) 수상작 ‘카페 개방’은 어떤 콘셉트에서 출발했나요?
[강민정 실장]
3명의 클라이언트와 함께한 프로젝트인데요. 클라이언트가 제안한 ‘한국적’,‘ 신흥시장’‘, 해방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장소의 이야기를 고민하던 중 떠올린 장면이 민속촌에서 본 마당놀이였습니다. 마당놀이에서 계단에 둘러앉은 관람객과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인상적인 풍경을 카페 안으로 가져오고 싶었어요. 이에 공간 중심에 바(bar)를 놓아 하나의 공연 무대로 설정하고, 주변 좌석의 손님들이 바리스타의 움직임과 커피 제조 과정을 연극처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장면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공간 경험 위에 전통 자개나 기와지붕의 잡상(雜像), 대청마루와 같은 한국적 요소들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디테일 요소로 구현했습니다. 특히 자개는 클라이언트 중 한 분이 자개에 대한 애정이 깊어 주요 오브제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박희진(studio LUX)
©박희진(studio LUX)
‘YBM ECC ENGLISH’도 공간 접근 방식 면에서 유사한데,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송수현 소장]
YBM ECC ENGLISH 프로젝트는 배움의 본질적 의미를 떠올리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과거 서당부터 1886년 조선 후기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영어 교육기관 육영공원까지 교육공간의 변천사를 연구하고, 서당의 공간 개념과 영어교육을 결합한‘영어서당’을 제안했습니다.
‘서당라운지’라는 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현지에서 지역적 서사성이 강한 아산 맹씨행단을 살펴보았고, 고택·학당·구괴정·쌍행수의 흩어진 공간 구성을 한데 겹쳐‘ㅁ’자 구조의 서당으로 공간화했습니다. 각 공간은 일정한 높이의 처마 띠로 연결하고, 주요 구조부는 600년 된 은행나무 쌍행수와 단풍에서 착안한 색조로 마감했습니다. 내외부가 연결된 처마와 문살 등에는 우드 질감으로, 서당라운지 외부와 서당 클래스는 잎의 붉은색을 강조색으로 설정했습니다. 벽체는 담백한 분위기를 위해 한지 벽지로 마감했고, 라운지 정자 공간에는 패브릭 소재를 늘어뜨려 전통의 율동과 자연스러운 선율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공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송수현 소장]
공통의 가치는 ‘장소와 흔적을 담는 서사적 공간을 만드는 스튜디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공간을 일종의 고고학적 발견처럼 발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기존 장소에 남아있을 법한 가상의 서사와 그 존재의 흔적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장소와 경험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서사적 장소와 건축, 내부공간이 하나의 ‘연결성’으로 나타나도록 디자인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공간은 정적이든 동적이든 반드시 표정이 있어야 하며, 그 안에 상징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표정이 있는 공간은 새롭지만 익숙한 감정을 유발하고,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수작업과 같은 아날로그적 설계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치 거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듯 모든 곳을 검토하고 각 공간의 조화를 끌어올려 완성도를 높이며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을 갖습니다.
[강민정 실장]
저희가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간이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는 것을 넘어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형태나 스타일을 먼저 결정하기보다 장소가 가진 이야기와 그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험을 먼저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사용자의 관점에서 공간을 바라보는 편입니다. 좋은 콘셉트가 담긴 공간이라도 실제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경험하지 못한다면 완성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선, 재료의 질감, 조명, 마감의 디테일처럼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요소들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박희진(studio L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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