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주락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강동혁 씨를 1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그는 얼마 전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마쳤고, 그와의 연을 놓지 않고 있던 에디터에게 소식을 들려주었다. 동혁 씨가 새롭게 둥지를 튼 곳은 종로구 옥인동. 종일 승객을 실어 나르던 버스가 잠시 쉬기도 하고, 정답게 손잡은 할머니와 손자가 살랑살랑 산책을 하러 오기도 하는 곳이다. 동혁 씨는 운영하고 있는 화실과 거리가 멀지 않고, 또 자연과 가까워 호젓하면서도 그가 원하는 대로 집을 손볼 수 있어서 이곳을 선택했다.

 

▲현관 인테리어 공사를 하며 현관에 있던 붙박이 신발장을 잠깐 뺐는데, 이때 발견한 노출 벽돌과 원목 가벽이 마음에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한 예쁜 장면에 영감을 얻어 나무로 선반을 제작했다.

 

 

가파르고 굽이진 계단을 올라 오래된 건물로 들어섰다. 낡은 현관문이 열리고, 동혁 씨는 작년처럼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노란 옷을 입은 고양이 민영이는 여전히 붙임성 있게 먼저 다가왔다. 이번에도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한 그의 집은 40년이 넘은 빌라다. 노후한 컨디션 때문에 인테리어 작업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동혁 씨만의 감각으로 재탄생해 현관문 안과 밖의 극명한 차이가 인상적이었다. 

 

▲거실 소파를 등진 벽면은 그동안 사용하던 것보다 조금 더 가벼운 그린 컬러로 도장했다. 그레이 컬러의 소파 위에서는 민영이가 햇빛을 받으며 낮잠을 즐긴다. 맞은편 벽면에는 MDF 소재의 템버보드를 직접 시공했다. 그 외에도 곳곳에 그가 직접 제작한 오브제가 눈에 띈다.

 

 

 

화실을 운영하는 것 외에도, 동혁 씨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가 직접 꾸민 집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인테리어 컨설팅을 의뢰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의 일상과 인테리어에 관한 Youtube 채널을 개설하기도 했고, 작년 ‘오늘 하는 셀프 인테리어’에 이어 올해는 또다른 두 권의 인테리어 서적을 출간 준비 중이다. 직업은 그림, 취미는 인테리어라고 말하는 그지만, 소중한 공간을 꾸미는 것에 대한 감각과 열정만큼은 전문가 못지않은 동혁 씨다.

 

▲주방 & 다이닝 기존 싱크의 상판을 우드로 교체하고, 테이블을 이어 붙였다. 상부장을 제거하고 현관과 마찬가지로 나무 소재로 선반을 제작했다. 역시 직접 제작한 조명은 화실에서 사용하는 것의 작은 버전이라고했다.

 

 

▲작업실 & 다용도실 직접 만들었거나 저렴하게 구매한 인테리어 오브제로 가득 차 있어 보물창고에 들어온 것 같다. 화실에서 그려낸 작품들도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이따금씩 이곳에서 작업을 하기도 한다.

 

 

▲침실 붙박이장은 화이트 컬러로, 맞은편 벽면은 베이지 컬러로 직접 칠했다. 침대맡의 창으로 햇빛이 들어오면 더욱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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