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코로나의 유행은 많은 이들의 일상 또한 바꿔놓았다. 기업과 학교에서는 재택근무, 비대면 수업 등 새로운 형태의 업무와 학습 방법이 권장되었고, 개인의 여가시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기보단 집에 머무는 이들도 많아졌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어떤 사람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많은 이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로 셀프인테리어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리라.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사랑하는 남편, 귀여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정인화 씨 역시 그랬다.

 

 

인화 씨는 전에 살던 옥수동에서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이사 오게 된 지금의 집에서도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벽지나 몰딩 등을 제외하면 타일, 바닥재 등은 입주할 때의 컨디션 그대로 손대지 않았던 인화 씨였다. 대학교에서 패션을 주제로 강연을 하던 그는 출강 횟수가 줄면서 그동안 당연히 여겨온 자신의 집을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집은 어쩐지 텅 비어 보이고 컬러풀한 색감을 좋아하던 스스로의 취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았다. 하나씩 하나씩 가구와 소품을 사서 공간을 꾸미기 시작하면서, 지인들은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느냐'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을 SNS에 소개하자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나 다양한 미디어에서 인화 씨의 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인화 씨의 감각을 칭찬하거나 랜선 친구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집을 꾸미고 나니 집에 더욱 애정이 생기고 전보다 청소를 더 자주 하게 되었다고 하는 인화 씨는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어떤 모티프를 얻거나 그의 컬러 감각을 배우고 간다는 반응이 가장 뿌듯하다고.

 

 

 

▲거실 비비드한 컬러를 좋아하는 인화 씨가 가장 힘을 주어 스타일링한 공간이다. 가족과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만큼 다채로운 가구와 소품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낮에는 통창으로 자연광이 쏟아져 들어와 화사하고 아늑한 공간이 되고, 밤이면 다채로운 색감의 가구와 소품들이 더욱 눈에 띄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다. 특히 가구는 가볍고 옮기기 쉬운 제품으로 선택해 기분이 내킬 때마다 이리저리 옮기며 변화를 주고 있다 .

 

 

▲주방 주방은 3년 전 입주하면서 손을 댄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상부장 하부장을 새로 칠하며 남편의 의견으로 블랙 컬러를 선택하게 됐는데, 여기에 수전, 후드 등 골드 컬러의 조화가 세련되고 묵직한 느낌을준다. 다이닝 테이블과 의자의 다리도 골드 컬러로 맞추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어간다.

 

 

 

 

 

 

 

▲서재 겸 홈카페 전부터 지인들과 카페를 즐겨 찾던 인화 씨였지만, 외출을 자제하게 되면서 집안에 감각적인 카페와 같은 공간을 완성했다. 낮에는 개인 작업을 하거나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밤에는 남편과 함께 와인을 즐기기도 한다.

 

 

▲아이 놀이방 아이 방 인테리어는 어느 가족에게나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일 것이다. 인화 씨는 다른 방처럼 알록달록한 컬러의 정리함을 골라 수납 효과를 극대화했다.

 

 

▲ 아이 침실 아들의 그림을 걸어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마와 함께 자고 싶어하는 응석받이였지만, 이제는 밤에 혼자서도 잘 만큼 씩씩해졌다. 놀이방이 따로 있어서 별도로 많은 물건을 두지 않고 아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깔끔하게 스타일링했다. 화이트 베이스의 아이 침실은 그린 컬러의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샛노란 니트나 새빨간 원피스 같은 원색의 옷을 즐겨 입는 인화 씨처럼, 그의 공간도 컬러풀하게 물들어 있다. 대학에서도 패션에서의 컬러, 염색에 대해 강연했던 그였기에, 어찌 보면 소중한 집이 이처럼 알록달록한 가구와 소품으로 채워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우울하고 답답한 요즈음, 발랄한 인화 씨와 그를 닮아 생기 넘치는 집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가슴이 설레고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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