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마의 두 번째 공간 ‘헤이마 포인트’는 신축이 아닌 재생 건축 프로젝트다. 2층 규모의 기존 건물은 과거 한정식당으로 운영되다가 오랜 기간 방치됐었고, 여러 가지 악조건들로 인해 골조를 제외하고는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거의 없었다. 또한 클라이언트도 지난 헤이마 신축 프로젝트를 위해 이미 큰 비용을 투자했었기 때문에, 이번 ‘헤이마 포인트’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했다. 철거가 곧 마감이 됐던 인타이틀의 최근 작업, ‘헤이마 포인트’의 파사드는 노후한 골조 위로 통유리 외피를 덮어 기존의 건물을 ‘보관’하는 듯 감각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헤이마 포인트의 평면은 ㄱ자를 역방향으로 틀어놓은 듯한 형태의 건물이다. 건물의 중심부에는 피벗 구조의 스윙도어로 출입구를 내 재미를 주었다. 이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중후한 구로 철판의 바리스타 바(Bar)가 펼쳐진다. 블랙 컬러의 바리스타 공간은 그리드 천장에 매립한 간접 조명이 떨어지며 무대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프리미엄 드립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들의 움직임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된다. 바 중앙의 콘크리트 기둥에는 헤이마 포인트 로고 형태로 네온 사이니지를 계획했다.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벽체와, 이를 감싸는 유리 외피 사이는 조약돌과 바위, 식물들을 배치하고 건물 전체를 순환하는 작은 냇가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헤이마 포인트는 실내 공간에서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곳곳의 벽체를 허물고 러프한 단면을 그대로 노출시켰기 때문에 내부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풍경은 프레임 속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남쪽을 향하는 헤이마 포인트 건물의 왼편에는 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오브제인 인공폭포를 설치했다. 인공폭포 뒤는 작은 바위들로 벽을 마감하고, 어두운 톤의 대형 원탁을 설치했기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천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기 위해 건축주가 갤러리로 사용하던 2층의 슬라브를 오픈했고, 밋밋했던 천장에 재미를 주기 위해 여러 가지 조형을 구상하다가 고사목을 뿌리째 거꾸로 매달고 조명을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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